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8월의 푸이그가 예사롭지 않다. 3경기 연속 홈런과 전 경기 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시절 야시엘 푸이그로 돌아가는 듯 하다.
지난달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때 홈런성 타구를 치고 타구를 감상하며 천천히 뛰다 타구가 펜스에 맞고 나오자 2루에서 아웃 당한 황당한 주루를 펼쳤던 푸이그가 완전히 달라졌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시절 폭발적인 에너지로 그라운드를 휘젓는 저돌성으로 야생마로 불렸던 사나이였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기복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만 해도 투수 앞 땅볼 타구에도 전력질주하는 모습이었지만 언젠가부터 타격 후 달리지 않고 타구만 바라보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그렇다고 안타와 홈런을 잘 치는 것도 아니었다. 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퇴출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성적이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이자 통산 132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푸이그지만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며 전반기 성적이 타율 0.245에 그쳤다. 전성기가 훌쩍 지났다는 혹평이 쏟아졌고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푸이그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고 반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푸이그는 산책 주루로 감독의 믿음을 저버렸다.
그래서 홍원기 감독은 다음 경기부터 푸이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문책성 교체임을 분명히 밝혔다. 타자는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치더라도 타격 후 전력 질주하는 게 기본이다. 애매한 타구든 어떤 타구든 일단 전력으로 뛰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 수비 실책 때 찬스를 만들 수 있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선수는 슈퍼스타라도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산책 주루 사건 이후 푸이그는 각성했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월 타율 0.314(49안타 14안타)로 키움의 기다림에 마침내 보답하고 있다. 푸이그가 살아나자 키움에서는 이정후만 피하면 된다던 상대팀의 생각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정후는 고의 사구 11개로 리그 1위다. 전반기 키움을 상대하는 팀들은 위기서 이정후를 만나면 고의 사구로 피하는 게 가장 확실한 수비 방법 중 하나였다. 상대팀이 볼 때 이정후 말고는 위력적이 타자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키움의 팀 타율은 0.248로 리그 9위다.
하지만 이제는 푸이그가 이정후 뒤를 받치고 있다. 푸이그는 4일 SSG전을 시작으로 6일 LG전까지 홈런을 기록하며 한국 입성 후 첫 3경기 연속 손맛을 봤다. 시즌 홈런도 13개로 가파르게 홈런수를 늘리고 있다. 홈런뿐 아니라 8월 들어 전경기 타점을 기록하며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줬던 폭발적인 장타력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찬스를 놓치지 않는 클러치 능력을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7월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키움 푸이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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