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시즌이 시작되기 전 '2약'으로 평가된 이유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전형적인 '약 팀'의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마운드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지 못하고, 타선은 너무나도 쉽게 경기를 포기해버린다.
롯데 자이언츠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11차전 '낙동강더비' 홈 맞대결에서 0-14로 완패를 당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중요한 기로에서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산타클로스가 따로 없었다. 롯데는 NC와 3연전을 치르는 동안 무수히 많은 기록을 퍼줬다. 단독 7위 자리와 함께 올 시즌 40승째를 헌납, 손아섭과 양의지의 개인 통산 900타점, 박건우의 1100안타, 팀 통산 1400홈런, 데뷔 후 3년간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한 '루키'의 첫 승 제물이 되기도 했다. 아낌없이 주는 롯데였다.
기록은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KBO 40년 역사에서 단 세 차례밖에 없었던 진귀한 기록도 만들어줬다. 롯데는 0-8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서 NC 닉 마티니에게 '그라운드 만루홈런'을 맞았다. 올 시즌 첫 1호, NC 팀 3호, 역대 89호 기록이자, 그라운드 만루홈런은 지난 2007년 9월 25일 채상병(두산) 이후 무려 15년 만의 역대 4번째에 해당되는 수모였다.
최근 경기력은 전반기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규모 이탈했을 때보다 심각하다. 롯데는 7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후반기 3승 1무 10패 승률 0.231로 리그 10위에 머물러 있다. 투·타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7.85로 압도적 꼴등이다. 선발(8.38, 10위)과 불펜(7.38, 10위) 모두가 문제다. 팀 타율도 0.244로 8위에 불과하다.
래리 서튼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선발 투수들이 1회에 고전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롯데가 시즌 초반 성공을 거둔 이유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았고, 3구 안에 결과도 많이 냈다. 맞춰잡으면서 아웃카운트를 빨리 늘리는 모습이었다. 카운트가 불리하면 아웃카운트를 늘리기가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심각성은 기록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순히 1회의 문제가 아니다. 롯데는 1~4회 실점을 했을 때 모든 경기에서 패했다. 후반기 선발이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해도 승리는 한차례에 불과하다. QS를 못할 때는 2승 1무 9패 승률 0.182(10위)로 처참하다. 선취점을 헌납할 때는 물론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승리는 단 한 번도 없다.
롯데는 전반기 85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384실점을 기록했는데, 후반기 15경기에서만 무려 123점(118자책)을 상대 팀에 내줬다. 이 또한 압도적으로 타 팀에 비해 높은 수치다. 그리고 후반기 득점은 52득점에 불과하다. 이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댄 스트레일리의 재영입 효과도 보기 전에 이미 가을야구와는 멀어졌다.
마운드는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고, 타선은 조금만 점수차가 벌어지면 의욕을 잃어버린다. 후반기 롯데의 전형적인 패배 공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시작된 것은 지난 불과 4일전으로 부진한 성적의 핑계가 될 수도 없다. 4월의 좋은 성적은 한낱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가을야구는 '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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