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키움)의 위대한 도전을 꾀돌이 감독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정후는 8일까지 타율 0.345로 1위를 달린다. 후반기 0.421, 8월 0.458로 사실상 1년 내내 미친 활약을 선보인다. 이정후의 뒤를 호세 피렐라(삼성, 0.340),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나성범(이상 KIA, 0.330)이 쫓는다.
이정후의 올 시즌 타격 1위 도전이 의미 있는 건 작년 부자타격왕에 이어 2연패 도전이기 때문이다. KBO리그 역사에서 타격왕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1985년~1987년 장효조(0.373, 0.329, 0.387), 1991~1992년 이정훈(0.348, 0.360), 2010~2011년 이대호(0.364, 0.357) 등 3명이다.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조차 해보지 못한 대기록에 아들이 도전하는 것이다. 이미 이정후는 최연소, 최소경기 900~1000안타 기록을 세우면서 아버지와 이승엽 최강야구 몬스터즈 감독을 넘어섰다. 타격왕 2연패를 하면, 다시 한번 타격만큼은 아버지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정후의 대기록 도전의 걸림돌은 피렐라나 테스형이 아닐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선 ‘장외 타격왕’ 문성주(LG)가 유력한 후보다. 문성주는 올 시즌 71경기서 286타석 233타수 81안타 타율 0.348 5홈런 36타점 42득점 OPS 0.939로 맹활약 중이다.
2018년 2차 10라운드 97순위다. 대졸에 10라운드의 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신장은 작아도 방망이를 돌리는 솜씨가 보통 야무진 게 아니다. 작년까지 1군 통산 36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올해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다.
문성주는 5~6월에 다소 주춤했으나 7월 타율 0.370, 8월 타율 0.381이다. 홍창기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홍창기 공백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의 맹활약을 펼쳤다. 홍창기가 돌아오면서, LG 외야는 김현수~박해민~홍창기~문성주~이재원으로 이어지는 빅5를 형성했다. 이들 중 4명이 지명타자 포함 선발 출전하고 한 명이 벤치에 앉는다.
지금까지의 류지현 감독 기용방식을 보면 아무래도 이재원의 주전 제외 빈도가 가장 높다. 홍창기가 돌아왔다고 해서 너무 잘 치는 문성주를 빼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대포 생산력이 팀에서 가장 좋은 이재원을 항상 벤치에만 앉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성주로선 타격감이 떨어지기 전에 규정타석을 채워야 이정후의 대기록을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98경기를 치른 LG의 규정타석은 304타석. 18타석이 모자라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면 이번 달에는 충분히 규정타석 진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성주는 이정후처럼 애버리지가 검증된 타자는 아니다. 사이클이 떨어지면 규정타석에 진입해도 이재원과 기회를 양분해야 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결국 류지현 감독의 디시전에 따라 문성주의 규정타석 충족 시점이 달라지고, 나아가 타격왕 경쟁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어쨌든 이정후에게 경쟁자가 한 명 추가된 건 분명하다. 장외 타격왕의 위협은 이정후도 좀 더 분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문성주는 출루율도 0.450으로 1위 이정후(0.424)를 앞선다. 이정후의 올 시즌 농사 결과가 문성주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정후(위, 아래), 문성주(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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