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흥분하지마.”
SSG 마운드는 후반기부터 꿈에 그리던 완전체를 이뤘다. 120억원 ‘재활형제’ 문승원과 박종훈이 건강하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21년 5월 말에 나란히 이탈, 약 1년2개월만에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딛고 컴백했다.
둘 다 재활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팔 혹은 어깨통증으로 이전의 재활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박종훈은 실제로 ‘멘붕’이었던 감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토미 존 수술의 통상적인 공백기가 1년~1년6개월인 걸 감안하면 두 사람의 복귀 프로세스는 정상적이었다. 오히려 복귀가 빨랐다는 시선도 있다.
또 하나.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가 곧바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투수는 구속이 올라간다는 말이 많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미묘한 투구 감각을 살리는데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SSG 김원형 감독의 스탠스는 인상적이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두 사람을 절대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두 사람 관련 얘기를 하는 걸 보면 올 시즌 성적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잘해주면 좋고, 그저 다치지 않고 시즌 최종일에 SSG 선수단 일원으로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다면 베스트라는 논리다.
박종훈은 2경기서 평균자책점 7.50이다. 7월31일 광주에서 가진 KIA와의 복귀전서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6일 인천 삼성전서는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4사사구 5실점으로 흔들렸다. 투구수를 54구서 81구로 늘린 것에 의미가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박종훈이 너무 흥분했다고 지적했다. 10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오랜만에 홈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설렐 수도 있고 자신도 모르게 흥분할 수 있다. 마운드에서의 표정을 보니 흥분한 것 같았다”라고 했다. 결국 홈 복귀전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한 것이었다.
심지어 김 감독은 “좀 더 강하게 던지려다 제구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는데 3경기 정도는 걸린다고 본다. 다음 등판에 좀 더 나은 투구를 보여줄 것이다. 흥분하지 마라고만 얘기한다”라고 했다.
문승원은 불펜으로 나서면서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라온다. 10일 수원 KT전서 8회를 탈삼진 1개를 섞어 깔끔하게 정리했다. 올 시즌 7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2.35. 연투를 철저히 지양하되, 2경기서는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전력투구도 하고 나름의 완급조절을 하면서 점점 감각을 올린다.
올 시즌은 그저 과도한 욕심을 버리되, 좋은 감각과 컨디션을 되찾기만 하면 된다. 올해 하프시즌보다 잔여 4년이 더 중요하다. 김 감독은 “올해 좀 더 조금 컨디션으로 팀에 보탬이 되면 좋고, 올해 나가는 경기가 내년으로 연결이 될 수 있다. 내년에는 회복하는 단계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선발투수로 임하는 시즌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 통합우승을 달리는 SSG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년으로 좋은 리듬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문승원(위), 박종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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