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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원석 대검 차장검사(53·사법연수원 27기)가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뒤 선배 고검장들과 지검장들에게 전화해 “검찰을 떠나지 말고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후배 기수가 총장에 오르면 선배들이 용퇴하는 검찰 특유의 문화에 따라 고위급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경우 지휘부 공백 상태가 초래될 수 있고, 조직의 연소화(年少化)도 가속화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지난 18일 지명 이후 선배 고검장들과 지검장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검찰이 어려운 상황이니 합심해서 이끌어 나가자”면서 이 같이 당부했다. 일부 선배 검사들은 이 내정자에게 먼저 축하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검찰에는 후배가 총장이 되면 지휘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선배가 사퇴하는 문화가 있다. 이 내정자는 현재 고검장급 검사 8명 중 가장 후배이고, 검사장급 검사 중에서도 이 내정자의 선배가 있다. 선배 검사들이 물러나면 대규모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
이 내정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당장 후임 대검 차장검사부터 새로 임명해야 한다. 이 내정자의 선배가 그를 보좌하는 차장을 맡기는 어렵기 때문에 동기인 27기나 후배인 28기 검사장을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간부들의 사법연수원 기수는 갈수록 연소화하는 추세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9년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면서 이 추세가 가팔라졌다. 전임인 문무일 총장에서 다섯 기수를 건너뛰고, 고검장 보직도 거치지 않은 파격 승진이었다.
윤석열 총장이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선배 검사 22명 중 14명이 검찰을 떠났다. 첫 인사에서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특수부 검사들이 요직을 휩쓸면서 검사 70명이 줄사표를 냈다.
이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건건이 충돌하고 검찰을 ‘물갈이’하는 인사가 반복된 탓에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의 기수 차이가 점점 줄어들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송경호 검사장(29기)이 박혁수 형사1부장(32기)보다 세 기수 위이다.
2016년의 경우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18기)이 심우정 형사1부장(26기)보다 여섯 기수 위였다. 평검사가 부장검사로 승진하는 데 13~15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검찰 간부들의 승진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사직하며 빈 자리에 현직 검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검사장급 보직인 법무부 법무실장과 대검 감찰부장은 외부 인사가 임용될 수 있는 개방직이다. ‘법무부의 탈검찰화’를 추진한 문재인 정부는‘비검사’ 출신을 대거 개방직에 임용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검사 출신을 요직에 발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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