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0년 8월 12일에는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2대2 맞트레이드가 성사됐다. KBO 리그의 통상적인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7월 31일이지만 2년 전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리그 개막이 5월로 늦춰지면서 트레이드 데드라인도 8월 15일로 연장됐다.
좀처럼 보기 드문 8월의 트레이드. 당시 KIA에서는 문경찬과 박정수, NC에서는 장현식과 김태진을 각각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고 맞교환을 단행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다. 장현식은 KIA에 있지만 김태진은 키움, 문경찬은 롯데, 박정수는 두산에서 뛰는 중이다.
트레이드 단행 후 초반만 해도 KIA에 이득이 되는 트레이드인지 의문을 낳게 했다. 장현식은 4승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10.76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2020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성급할 필요가 없었다. 장현식이 1승 5패 1세이브 34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화려하게 2021시즌을 치르면서 KIA를 함박웃음 짓게 만든 것이다. KIA에서 탄생한 최초의 홀드왕이었다. 올해도 2승 2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89로 KIA의 든든한 필승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지금은 팔꿈치 통증으로 쉬는 중. 늦어도 9월 초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IA는 김태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안방 보강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태진은 지난 해 타율 .276 1홈런 36타점 8도루를 기록하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비췄다. 포수 보강이 절실했던 KIA는 올 시즌 초 키움의 박동원을 영입하기 위해 김태진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그리고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건네고 박동원을 영입했다. KIA로선 NC와의 트레이드로 홀드왕을 배출하고 안방을 보강하는 역할까지 했으니 성공적인 트레이드라 자평할 만하다.
반면 NC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은 지금 NC에 없다. 박정수는 지난 해 5월 갑작스럽게 두산으로 떠나야 했다. 뒤늦게 FA 계약을 맺은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박정수가 지목된 것이다. 박정수는 작년에 3승 3패 평균자책점 7.42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올해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 중이지만 등판 경기수는 13경기가 전부다.
만약 문경찬이 1승 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던 2019시즌의 모습을 이어갔다면 트레이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문경찬은 2020년 5패 10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5.02에 그쳤고 올 시즌을 앞두고 FA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31경기에 등판했지만 결과는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95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장현식은 트레이드 이적 직후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똑같다"는 장현식은 그렇게 절치부심하면서 2021시즌을 맞았고 야구 인생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이렇듯 앞으로 이들의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벌써 트레이드가 진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의 활약이나 각성에 따라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또 바뀔 수 있다.
[KIA 장현식, 키움 김태진, 롯데 문경찬, 두산 박정수(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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