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인정할 때다. 2021년 여름, LG와 키움의 1대1 트레이드는 철저한 ‘루즈·루즈’ 게임이다.
2021년 7월27일. LG와 키움은 정찬헌과 서건창의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2루수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LG와 안우진과 한현희의 동반 이탈로 선발진에 구멍이 난 키움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1년1개월이 흘렀다. 이젠 인정해야 한다. 잔여 1~2개월간 특별한 반전이 없다면, 이 트레이드는 루즈-루즈 트레이드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를 단행할 때는 결과까지 알 수 없다. 결과는 미래에 나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든 트레이드는 리스크가 있다.
서건창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3할을 치다 2020시즌에 타율 0.277로 주춤했다. 그런데 ‘연봉 셀프삭감’을 한 2021시즌 전반기에 더욱 좋지 않았다. 전반기 76경기서 타율 0.259 4홈런 28타점 45득점에 그쳤다.
LG로선 서건창이 팀을 옮기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아니었다. 후반기 68경기서 타율 0.247 2홈런 24타점 33득점에 그쳤다. 결국 144경기에 모두 나섰으나 타율 0.253 6홈런 52타점 78득점에 그쳤다. FA 자격을 도저히 행사할 수 없었다.
절치부심한 올 시즌, 역시 반전은 없다. 53경기서 타율 0.224 1홈런 11타점 27득점으로 커리어로우 시즌이다. 잔부상까지 겹치면서 더욱 힘겨웠다. 더구나 서건창은 올 시즌 2루 주전 경쟁서 완전히 밀렸다. 후반기 들어 새 외국인타자 로벨 가르시아가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았다.
사실 전반기에 손호영, 송찬의에게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손호영이 시즌 아웃됐지만, 냉정하게 볼 때 현 시점에서 1군에서 서건창의 자리가 마땅치 않다. 키움 시절처럼 지명타자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LG 외야가 막강한데다 서건창의 경쟁력 자체가 지명타자로 나가긴 어렵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야구인생 최대 위기다. 7월29일 KT전 이후 1군 경기 기록이 없다.
정찬헌도 상황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다. 사실 작년 후반기 11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99로 나쁘지 않았다. 후반기 초반 안우진과 한현희가 동시에 빠졌을 때 에릭 요키시와 함께 실질적 원투펀치 역할까지 했다. 작년 8월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59.
그러나 좋은 구간이 오래가지 못했다. 9~10월에는 8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5.03으로 주춤했다. 올 시즌에는 좀처럼 좋은 흐름을 찾지 못한다. 월별 성적을 봐도 7월 3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매달 좋지 않았다.
단, 정찬헌의 경우 올 시즌 작년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았다는 후문이다. 사실상 허리에 대한 이슈 없이 보내는 시즌이다. 키움이 6명의 선발투수를 5선발로테이션으로 돌리면서 등판 간격이 일정치 않고,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 중에서도 8월이 가장 나쁘다.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2.96이다. 스피드보다 구종, 커맨드로 승부하는 투수인데 그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일단 정찬헌은 25일 2군 경기에 등판, 재정비에 나선다.
공교롭게도 13개월전 빅딜의 당사자들은 나란히 1군에서 빠진 상태다. 회생의 가능성이 있을까. LG와 키움이 당장 내일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두 사람은 엔트리에 포함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나마 정찬헌은 보직 특성상 재정비 후 다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이 트레이드는 하지 말아야 했을까.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당시에는 LG는 2루, 키움은 선발투수가 정말 급했다. 단지 트레이드는 윈-윈 뿐 아니라 루즈-루즈도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사례다. 야구가 3할의 예술이듯, 알고 보면 윈-윈 트레이드는 정말 쉽지 않다.
그리고 두 팀으로선 서로 재미를 못 봤기 때문에 덜 억울(?)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LG는 서건창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잘 나간다. 반면 후반기에 추락 중인 키움으로선 정찬헌의 부활이 절실하다.
[서건창과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