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황대인이 나아갈 길에 아스팔트는 언제 깔릴까.
KIA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황대인에게 풀타임 주전 1루수를 맡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황대인은 전임 감독 시절 철저한 플래툰을 적용 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KIA와 황대인 모두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KIA는 최형우~나성범의 대를 이을 토종거포가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오른손 거포 및 중장거리 타자는 이범호 타격코치 이후 계보가 불명확했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해결한 황대인은 수년 전부터 적임자로 꼽혔다.
본인도 말끔한 아스팔트가 깔린 고속도로가 아니라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가 될 것이라는 각오는 했을 것이다. 야구는 풀타임 주전을 해본 야수와 풀타임 주전을 못해본 야수로 나뉜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급 천재가 아니면 풀타임 주전 첫 시즌을 굴곡 없이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들도 타격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현재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애버리지가 가장 낮은 타자는 놀랍게도 통산 2504안타의 박용택이다. 그런 박용택은 최근 방영된 천안북일고와의 1차전서 결정적 스리런포를 때리고 덕아웃에 돌아와 “하, 야구 어렵다”라고 했다.
하물며 황대인은 오죽할까. 지난 17일 광주 SSG전 직후 야간특타를 하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황대인과 이창진이 자청했다는 후문. 특히 황대인은 답답한 표정으로 이범호 코치와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김 감독 체제에서도 경기 후 특타는 거의 없었다는 걸 감안하면, 황대인은 그만큼 절실했다.
그러나 타격은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해서 곧바로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 8월 13경기서 49타수 6안타 타율 0.122 2타점 1득점. 극심한 슬럼프다. 4월과 6월에도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4월에는 타율 0.258 1홈런 13타점, 6월에는 타율 0.205 1홈런 9타점이었다. 8월이 거의 끝나가는데 1할대 초반의 애버리지에 홈런 없이 2타점은 충격적이다.
월별 기록만 봐도 황대인의 행보가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걸 알 수 있다. 풀타임 타자로 거듭나는 과정의 성장통이라고 봐야 할까. 수년간 풀타임 경험을 쌓고 올해 타격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는 한 타자는 “대인이가 아직 풀타임을 안 해봐서 그렇다”라고 했다.
결국 황대인 스스로 느껴보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노하우, 비기를 익혀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훈련량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래도 눈에 띄는 건 김종국 감독의 뚝심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데도 변함 없이 라인업 한 칸에 황대인을 적어 넣는다.
황대인에게 훗날 2022시즌은 어떻게 기억될까. 올 시즌 102경기서 380타수 94안타 타율 0.247 10홈런 72타점 30득점 OPS 0.693 득점권타율 0.273.
[황대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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