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솔직히 제일 약하죠.”
2021년 5월 말이었다. SSG는 중앙내야를 강화하기 위해 NC에 정현과 정진기를 내주고 김찬형을 데려왔다. 류선규 단장은 트레이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10개 구단 중 중앙내야가 가장 약하다는 걸 절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SK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특히 정근우(최강야구 몬스터즈)가 한화로 떠난 뒤 확실한 중앙내야수가 없었다. 김성현이 유격수와 2루를 오가며 분투했지만 뎁스도 무게감도 떨어진 건 사실이었다. 외국인타자로도 메워보고, FA 영입과 트레이드 모두 시도했지만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2021시즌을 앞두고 FA 최주환을 4년 42억원에 영입한 건 큰 의미가 있었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2020시즌 막판 돌아온 박성한이 2021시즌에 유격수로 자리매김, 잠재력을 터트릴 조짐을 보였다. 마침내 인천 프랜차이즈에도 강한 공격력과 수비력이 뒷받침된 공수겸장 키스톤콤비가 들어서는 듯했다.
그러나 최주환이 예상 외로 타오르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16경기서 타율 0.256 18홈런 67타점 50득점에 그쳤다. 박성한은 확실히 성장하며 타율 0.302 4홈런 44타점 53득점했으나 수비가 다소 불안할 때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SSG의 중앙내야는 미완성이었다. 그래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다. 그런데 최주환의 부침이 전반기 내내 이어지면서 SSG로선 또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부상과 부진에 의해 장기간 2군 재조정을 거쳤다. 급기야 김성현에게 주전 2루수를 넘겨줬다.
다만, 박성한이 리그 최고 수준의 공수겸장 유격수로 도약하며 오지환(LG)과 골든글러브를 다투는 위치로 올라섰다. 박성한은 후반기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그래도 106경기서 타율 0.307 2홈런 50타점 49득점 OPS 0.760.
수비 수치에선 리그 최상위급이다. 오지환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타격도 최근 5경기 연속안타에 21일 고척 키움전서는 8월 들어 처음으로 2안타를 날렸다. 풀타임 2년차를 맞아 자체 조정능력을 입증한다.
결정적으로 최주환의 방망이가 8월 들어 뜨겁다. 12경기서 타율 0.379 2타점 5득점이다. 김성현에게 넘겨준 주전 2루수룰 되찾았다. 이제서야 박성한~최주환, 공수겸장 키스톤콤비가 제대로 가동된다. 최주환이 상대적으로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이 있지만, 리그 전체를 볼 때 이 정도의 밸런스를 갖춘 키스톤콤비는 없다.
SSG는 장기적으로 강한 중앙내야를 구축하면서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그림을 꿈꾼다. 그렇다면 천신만고 끝에 동반 정상가동 되는 박성한-최주환이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쌓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
만 24세의 박성한은 최소 5~6년 이상 SSG 중앙내야를 책임질 게 확실하다. 올 시즌을 통해 공수겸장 유격수로 완벽하게 거듭났다. 최주환도 2024년, FA 계약기간까지는 급격한 노쇠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 즉, SSG는 당분간 두 사람을 중심으로 센터라인을 설계할 수 있다.
마침 올 시즌 SSG는 우승 기회를 잡았다. 최주환도 두산에서 우승경험을 쌓으며 발전했듯, 박성한에게도 좋은 기회다. SSG가 오랜 꿈 하나를 현실화하려고 한다. 이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중앙내야를 구축했다. 우승경험과 함께 내공이 더 깊어질 일만 남았다.
[최주환과 박성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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