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가능성이 있다는 것,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곽빈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배명고 시절 뛰어난 투수 재능에도 불구하고 고교 1~2학년 시절에는 주로 타자로만 활약했다. 철저한 관리 속에서 곽빈은 고3 시절 본격적으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고, 최고 시속 153km의 강력한 볼을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생활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곽빈은 데뷔 첫 시즌 32경기에서 3승 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55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던 중 토미존 수술대에 올랐다. 그리고 무려 2시즌을 통째로 날릴 정도로 긴 재활 기간을 가졌다. 착실한 과정을 밟은 곽빈은 2021시즌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빠른 공을 뿌리는 엄청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곽빈에게 늘 따라붙던 아쉬움은 '제구'였다. 데뷔 첫 시즌 31이닝 동안 20사사구(17볼넷, 3사구)개에 불과했던 곽빈은 2021년 9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의 사사구는 무려 91개(79볼넷, 12사구)에 달했다. 시즌을 거듭해도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올해도 곽빈은 전반기 81⅓이닝에서 사사구 53개(45볼넷, 8사구), 9이닝 당 볼넷은 4.98개로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 곽빈은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곽빈은 후반기 4경기(21⅓이닝)에서 사사구가 6개(5볼넷, 1사구), 9이닝 당 볼넷은 2.11개에 불과하다. 제구에 안정을 찾음과 동시에 평균 구속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21일 LG 트윈스전에서 최고 구속은 154km를 마크했고, 후반기 평균 구속은 147km 이상을 기록 중이다.
제자의 달라진 모습에 사령탑도 연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곽빈은 최고와 평균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이전까지 릴리스포인트가 왔다갔다 했다.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베스트로 던지면서도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 졌다"며 "지금 국내 우완 투수 중에서는 안우진 다음으로 가장 좋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곽빈에게 어떤 일이 있었기에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졌을까. 곽빈은 팔 각도를 꼽았다. 그는 "투구 폼도 조금 바뀌었지만, 팔을 조금 내리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됐다. 시즌 초반에는 억지로 팔 각도를 올려 던졌다. 하지만 스피드도 나오지 않고, 제구도 안 되면서 원래대로 편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의 각도를 내렸다는 표현을 했지만, '기존'의 모습을 되찾은 것에 가깝다. 변화는 전반기 막바지 NC전이었다. 5이닝 동안 9피안타(2피홈런)을 맞고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지만, 사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던 만큼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그리고 변화의 배경에는 '자신감'도 있었다.
곽빈은 "팔 각도가 낮아지면 타자들에게는 볼이 치기 쉽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시도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제구만 되면 쉽게 칠 수 있는 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팔 각도를 내렸다고 스리쿼터로 던지는 것이 아니다. 고교 시절에도 팔 각도가 높지 않았고, 이게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결과가 좋아지면서 자신감까지 생겼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안우진 다음으로 좋다'는 칭찬에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생각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전반기 좋지 않았을 때도 있는데, 계속 믿고 써주시는 만큼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우진이 다음으로 좋다는 말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워낙 좋은 투수들이 많다"고 멋쩍게 웃었지만 "감독님 눈에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 계속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전반기 유독 승리 운이 따르지 않아 4승 7패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페이스라면 '커리어 하이' 시즌은 확실하다. 국제 대회 출전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곽빈은 "물론 뽑아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개인 목표는 30세 이전에 158km를 던져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팀 순위에만 집중을 하겠다"고 답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