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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국민의힘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인용한 26일 평소와 달리 두문불출했다. 이 전 대표 변호인단만 “역사적인 판결”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가처분 인용으로 당대표직 복귀 가능성이 되살아난 이 전 대표는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리는 내년 1월 초까지 당원 가입·만남 등을 통한 세력 확대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법원 결정 후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방송 출연 일정을 취소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처분 신청 결과에 대한 입장이 아닌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만 남겼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인용 시 “당이 망한다” “잠적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법부에서 자신이 완승을 거두면서 급할 것이 없는 데다 소속 정당이 대혼란에 처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기쁨을 표현하는 것은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가처분 신청 후 지금까지 언론에 빈번하게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공개 저격하는 여론전을 벌여왔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 (전) 대표는 자만하지 말고 당의 정상화를 차분히 기다리며 지켜보기 바란다”며 “약속한 대로 당분간 ‘잠적’하고 더 이상의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은 자제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주변에서는 환영하는 반응이 나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대표 지지자 등이 모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채팅방에 “이번에는 법원이 정당민주주의를 지켜줬다. 다음에는 우리 당원들의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며 당원 모집을 독려했다.
국바세 대표이자 권리당원 집단 가처분 신청을 이끈 신인규 전 부대변인은 SNS에 “눈물이 난다. 감격스러운 날”이라고 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의 판단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도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풀린 것은 아니다. 당장 당대표로 복귀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징계 기간 동안 경찰이 이 전 대표의 성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경우 이 전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경찰이 기소 의견을 낼 경우 윤리위가 추가 징계에 나서 기존 당원권 정지보다 높은 제명 등 처분을 할 수 있다. 경찰이 공소시효 등 문제로 불기소 의견을 내더라도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면 당내에서 추가 징계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제명 시 이 전 대표는 복귀 가능성이 사라진다.
이 전 대표는 징계 기간 당 외곽에서 자신의 영향력 확대에 나서면서 당대표 복귀 이후를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당원 가입 확대를 독려하는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원 소통 온라인 플랫폼 공개와 정당 혁신 방안을 담은 책 출간도 앞두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차기 당권 재도전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징계 사태 이후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당내 인사들을 공개 저격하면서 쌓인 감정의 골이 워낙 깊어서 대표직 복귀가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가처분 인용 후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돌아오는 길을 열어주는 분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전부 이 전 대표에게 너무 질렸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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