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미스터 올스타도 했었는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4차전 맞대결에 지명,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은퇴투어를 자축했다.
이대호의 한 방에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롯데는 전날 세 번의 만루 찬스에도 불구하고 해결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좋지 않은 흐름은 28일 경기 중반까지도 지속됐다. 롯데는 1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단 1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SSG는 선발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본격 필승조를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롯데 입장에서는 패색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승부는 끝날 때까지 알 수가 없었다. 롯데는 1-2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이대호가 김택형의 3구째 131km 포크볼을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대호의 결정적인 한 방에 순식간에 경기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넘어왔다. 롯데는 8회초 이학주와 이호연의 연속 안타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고, 이번에는 대타 고승민이 승기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4-2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대호는 "홈런이 나올 줄은 몰랐다. 볼카운트가 유리해서 자신 있게 돌린 것이 잘 맞았다. 팬분들이 많이 와주셨는데,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고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이날 '죽마고우' 추신수는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기념해 커피차를 선물, SSG 구단은 다양한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SSG '에이스' 김광현은 이대호가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90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이대호는 "김광현도 내가 은퇴하는 것을 많이 아쉬워한다.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춰줘서 너무 고마운 인사였다"며 "(추)신수도 (커피차를 선물해 줘서) 너무 고맙다. 어제(27일)는 (정)근우가 케이크와 떡을 보내줬다. 고효준, 김강민, 노경은, 조원우 전 감독님, 경남고 후배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는 이대호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2002년 4월 26일 문학 SK 와이번스(現 SSG)와 맞대결에서 이승호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이대호는 자신의 은퇴투어 행사가 진행된 인천에서 마지막 경기, 결승홈런으로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이대호는 "그때는 하루하루, 매 타석이 소중했던 시절이다. 야구 선수로 이렇게 성공할 줄은 몰랐다. 첫 홈런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승호 선배님을 상대로 쳤다는데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웃으며 "인천에서 미스터 올스타도 했는데, 참 좋은 구장이다. 어제도 오늘도 SSG 팬들이 많이 생겨서 응원해 주시는데, 다른 팀 선수지만 너무 보기 좋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천을 찾은 2만604명의 팬들은 떠나는 이대호에게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대호는 "마지막 시즌 우주의 기운이 내게 오고, 팬분들도 기를 주시는 것 같다"며 "지금의 기운이 초반에 왔으면 좋았을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이대호가 2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SSG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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