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SSG 랜더스 추신수도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었다. '죽마고우'의 은퇴에 아쉬움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추신수는 28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4차전에 앞서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오른손 중지에 부상을 당해 1군에서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절친'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추신수와 이대호은 그 누구보다 막역한 사이다. 추신수가 부산 수영초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이대호에게 야구부 입단을 권유했다. 이 둘은 고교시절 각각 경남고와 부산고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추신수가 부산고를 졸업한 뒤 미국 무대에 도전하면서 이들이 만날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영원한 이별은 아니었다. 추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며 이대호와 짧게나마 한솥밥을 먹었다. 그리고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면서 최고의 무대에서 함께 뛰는 기쁨을 맛봤다.
추신수와 이대호의 만남은 다시 이뤄졌다. 바로 추신수가 2021시즌에 앞서 SSG 랜더스와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입성한 것. 공교롭게도 추신수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 중 팀에 합류했고, 이 과정에서 이대호와 진한 포옹을 나누며 재회했다.
이대호 은퇴투어 개최의 찬반 여론이 갈릴 때도 추신수는 친구의 위해 목소리를 냈다. 추신수는 "이대호가 아니면 누가 은퇴투어를 하나?"라고 소신을 밝히며 이대호의 은퇴투어에 힘을 실었다.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시작되기 전 취채진과 인터뷰에서 "보기보다 눈물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던 추신수는 '죽마고우' 이대호와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추신수는 커피차 선물과 함께 그 누구보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축하했다.
이대호가 올 시즌을 끝으로 떠나면 '황금의 세대'로 불린 1982년생 선수들은 추신수, 김강민(이상 SSG), 오승환(삼성)만이 남게 된다. 추신수는 "나도 겪어야 할 부분이지만,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은퇴를 예고한 상황에서 야구장에 온다면 굉장히 슬플 것 같다. 야구를 하면서 리미티드(제한)을 걸어놓고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정말 가까이 있는 친구가 은퇴를 한다고 하니 '나도 이제 그런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친구의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추신수는 최근 손가락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말소가 돼 있다. 인천에서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뛰지 못했다. 하지만 SSG와 롯데는 부산에서 2경기를 남겨둔 상황. 추신수는 이대호가 1루수로 출전한다면, 누상에서의 만남을 크게 고대했다. 그는 "(함께 뛰지 못해) 대호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 팀이 부산으로 간다. 대호가 1루수로 나오고, 나도 출루를 해서 멋진 장면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이대호와 어린 시절 함께 찍은 사진과 메이저리그 시절 함께 찍은 사진(첫 번째 사진)을 지그시 바라보며 추억도 떠올렸다. 추신수는 "(가장 위 사진은) 같이 야구를 시작했던, 첫 발을 디뎠던 사진이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메이저 시절 사진이다. 야구의 마지막은 메이저리그인데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 했기 때다. 최정상에서 함께 만났다는 것에서 가장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팀은 다르지만 친구의 응원 속에 이대호는 역전 투런홈런을 쏘아 올리며 자신의 은퇴투어를 빛냈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도 빼놓지 않았다. 이대호는 "간식차 옆에 보니 어릴 때 같이 야구했을 때 사진도 있고, 메이저리그 시절 사진도 붙어있더라. 비록 KBO에서 오래 뛴 건 아니지만 사진들 보니 우리 추억들이 많은 것 같다. 남은 기간동안 우리 둘 다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추)신수에게 너무 고맙다"고 힘주어 말했다.
[추신수가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메이저리그 시절의 사진(첫 번째), 이대호에게 기념 액자를 선물 중인 추신수(두 번째), 추신수가 선물한 커피차에 배치된 이대호와 추신수가 함께 찍힌 사진(세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인천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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