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내가 등판할 때마다 승리 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4월 14승 1무 9패를 기록하며 2012년 이후 가장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뉴페이스' 찰리 반즈가 5승을 쓸어 담았고, 한동희가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며 무서운 상승 기류를 탔다. 그러나 기쁨은 길지 않았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줄줄이 이탈했고, 반즈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기가 시작된 후에도 떨어진 분위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롯데는 올해도 가을야구에 실패하는 모양새였다. 현재도 5강권 진입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닥을 찍었던 성적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시점은 공교롭게도 '털보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팀에 합류한 이후부터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의 영입을 공식발표한 시점에서 후반기 2승 1무 7패 승률 0.266으로 10위를 기록 중이었다. 스트레일리가 팀에 합류하기 전날까지도 3승 1무 9패 승률은 0.214에 불과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그저 꿈에 불과했다. 후반기가 시작된 시점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었기 때문.
스트레일리는 복귀 인터뷰에서 "내가 최대한 많이 등판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등판할 때마다 승리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비쳤고, 실제 성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일리가 합류한 이후 롯데는 11승 7패 승률 0.611(5위)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선발진도 안정을 찾았다. 해당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은 3.13(2위)을 기록 중이다.
물론 스트레일리의 영입만으로 팀 성적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입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다. 5위 KIA 타이거즈와 간격을 다시 4경기차로 좁혔다. 스트레일리가 후반기에 등판한 4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승리를 수확하는 중이다. 스트레일리 또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13으로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효과를 래리 서튼 감독도 모르지는 않을 터. 이미 스트레일리가 가장 많이 등판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했다. 시즌 종료까지 28경기 밖에 남지 않은만큼 사령탑도 미국에서 62⅓이닝 밖에 던지지 않은 스트레일리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가 시즌 중반에 팀에 합류했지만, 미국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다. 현재 몸 상태가 프레시(Fresh)하다는 것"이라며 "현재 스트레일리가 가장 많이 던질 수 있는 스케줄을 짰다"고 설명했다.
5위 KIA보다 3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4경기 차이는 결코 줄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약 한 달 만에 8경기차를 좁히고 키움 히어로즈를 끌어 내렸다. 스트레일리가 합류한 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가 남은 경기를 어떻게 마칠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가 2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SSG의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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