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묵묵히 달리면 행운도 찾아온다.
최근 ‘혜성특급’ 키움 김혜성에게 비보가 날아들었다. 왼손 중지 중수골 골절로 3~4주 진단을 받았다. 기적처럼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하다고 해도 정규시즌은 이대로 끝낼 가능성이 99%다. 김혜성은 올 시즌 122경기서 타율 0.314 4홈런 46타점 78득점 34도루 OPS 0.772를 기록했다.
김혜성의 이탈로 키움은 비상이 걸렸다. 개인타이틀과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도 엄청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김혜성은 도루왕 2연패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박찬호(KIA, 334도루)가 마침내 도루 공동 1위가 됐다.
박찬호는 6일 울산 롯데전서 도루 1개를 추가, 마침내 김혜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결국 ‘도루왕 무혈입성’이 유력하다. 건강하게 KIA 리드오프로 뛰고 있으며, 올 시즌 타격에 눈을 뜨며 그 어느 시즌보다 부지런히 출루한다. 더구나 도루 3위 김지찬(삼성, 23개)에겐 무려 11개 앞섰다. 박찬호는 2019시즌에 39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했다. 3년만에 타이틀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는 2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다. 올 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는 김혜성과 김선빈(KIA), 안치홍(롯데) 등이 경합 중이다. 김혜성이 이대로 개인타이틀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상대적으로 김선빈이나 안치홍에게 유리한 부분이 없다.
올 시즌 각종 수비수치에서 김혜성이 2루수 톱이긴 하다. 그러나 김선빈과 안치홍의 2루 수비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타격에선 김선빈과 안치홍 모두 장점이 있다. 김선빈은 115경기서 타율 0.292 2홈런 50타점 43득점 OPS 0.732, 안치홍은 111경기서 타율 0.284 13홈런 53타점 68득점 OPS 0.808.
현 시점에선 안치홍이 2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살짝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확정적인 건 아니다. 김혜성이 이탈한 상황서 김선빈의 역전극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공수밸런스가 가장 좋은 2루수가 이탈하면서 예측이 쉽지 않은 흐름이다.
박찬호의 타격 업그레이드와 리드오프 안착, 주장 김선빈의 분전까지. 알고 보면 올 시즌 KIA 중앙내야는 탄탄하게 돌아간다. 유격수와 3루수를 고루 맡는 주전급 백업 김도영이 돌아오면 물량도 풍부해진다.
이제 박찬호와 김선빈은 도루왕과 2루수 골든글러브라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안고 시즌을 치른다. 경쟁자의 이탈에 의한 반사 이득이라기보다 이들이 1년 내내 묵묵히 달려온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보상이라고 봐야 한다.
[박찬호(위), 김선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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