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서건창이 가진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LG는 근래 들어 꾸준히 외국인타자 잔혹사에 시달린다. 로베르토 라모스가 2020시즌 38홈런으로 잠시 LG 팬들을 기쁘게 했을 뿐이다. 그러나 라모스는 2021시즌 도중 부상으로 퇴단했다. 뒤이어 저스틴 보어, 리오 루이즈는 모두 부진했다.
루이즈를 대체한 로벨 가르시아도 신통치 않다. 37경기서 130타수 28안타 타율 0.215 4홈런 19타점 20득점 OPS 0.684, 득점권타율 0.200에 그쳤다. 특히 9월에는 12경기서 39타수 3안타 타율 0.077 1타점 2득점에 그쳤다.
결국 LG는 19일 가르시아를 2군으로 내렸다. 류지현 감독은 2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라고 했다. 가르시아의 컨디션과 1군 동 포지션에서 돌아가는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디시전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열흘 후 무조건 올라오지 않는다.
류 감독은 가르시아와 면담한 결과, 멘탈이 무너졌다고 판단했다. “본인 말로는 생각이 좀 많아지고, 멘탈이 흔들리면서 정상적으로 스윙을 못 했다고 하더라. 다시 새롭게 준비하면 좋은 재능으 갖고 있는 선수라서 좋은 기량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했다.
사실 대역전 1위에 도전하는 LG로선 가르시아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장점을 살리면 가르시아의 공백은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 프로에서 선수 한 명이 빠지면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다.
그 기회를 우선 ‘FA 재수생’ 서건창이 잡는다. 서건창은 작년 후반기 트레이드로 입단한 뒤 올 시즌에도 계속 부진했다. 61경기서 타율 0.230 1홈런 14타점 32득점 OPS 0.605. 결국 송찬의, 손호영 등에게 밀렸다. 부상까지 겹치며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가르시아 영입으로 1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잃은 상태였다.
그러나 서건창은 2군에서 절치부심 했다. 16경기서 49타수 20안타 타율 0.408 6타점 1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후 9월 1군 확장엔트리가 적용되면서 다시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가르시아가 빠지면서 극적으로 서건창에게 ‘부활의 기회’가 생겼다.
1군에 돌아온 뒤 간헐적으로 타석 수를 채웠다. 8경기서 22타수 6안타 타율 0.273 3타점 5득점. 류지현 감독은 서건창의 스윙이 분명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컨디션이 괜찮다. 1~2경기 나가고 쉬고 그래서 컨디션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자신의 역할을 해줬다. 서건창이 가진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서건창은 20일 경기서 2안타를 날렸다. 8회 중월 3루타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당분간 꾸준히 2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시즌 막판 LG의 대역전 우승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 기회를 서건창이 살린다면 포스트시즌서도 입지가 넓어질 수 있다. ‘FA 재수생’ 서건창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또한, 서건창이 살아나면 LG 타선에 또 다른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당장 20일 경기서 입증했다.
어떻게 보면 LG의 외국인타자 잔혹사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서건창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LG 이적 후 1년 동안 구겼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가 왔다.
[서건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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