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안 좋은, 더 큰 데미지가 있을 수도 있다.”
LG 타선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생산력을 과시한다. 그럼에도 사이클은 당연히 존재한다. 최근은 조금 좋지 않은 구간이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외국인타자 로벨 가르시아를 1군에서 제외한 걸 제외하면 그렇게 크게 손을 대지 않는다.
LG에서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타자는 주전 3루수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올 시즌 문성주와 함께 LG가 발견한 최고의 진주다. 111경기서 타율 0.328 9홈런 48타점 50득점 OPS 0.859. 특히 후반기에 맹활약한다. 41경기서 타율 0.378 4홈런 19타점 25득점. 심지어 9월에는 타율 0.451 2홈런 8타점 7득점.
흥미로운 건 최근 LG 타선의 흐름이 썩 좋은 편이 아닌데도 문보경이 중심타선이나 상위타선으로 올라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8월에는 대부분 8번 타자였고 9월에도 8~9번으로 나서다 9일 고척 키움전부터 6번으로 고정됐다. 전반기에 심심찮게 클린업트리오에 배치됐던 것과 좀 다르다. 최근 중심타선으로 나선 건 7일 잠실 SSG전이 유일했다. 5번 타자였다.
당연히 류지현 감독에겐 계획과 생각이 있다. 2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시즌~초 중반에는 조합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지금은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 타순에 대한 역할이 있다. 잘못 흔들어서 생각대로 안 되면 잃는 게 많다”라고 했다.
실제 LG는 홍창기와 박해민의 테이블세터, 3~5번 김현수, 채은성, 오지환이 사실상 고정됐다. 류 감독은 이 조합이 막강한 LG 타선을 완성했으며, 문보경이 하위타선에서 계속 좋은 페이스이니 굳이 흔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하위타선에도 핵심이 있으면, 상대 배터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으로 연결되는 흐름도 중요하다.
최근 전반적으로 다소 활력이 떨어져도 이 조합으로 가는 게 최상이라고 본 듯하다. 류 감독은 “보경이에게도 (타순이 올라가면)결과가 좋으면 괜찮은데, 안 좋으면 더 큰 데미지가 있을 수 있다. 좋은 부분을 유지해서 선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실제 문보경은 올해 잘 하지만, 애버리지가 확실한 타자는 아니다. 작년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해 1군 풀타임 2년차라고 봐야 한다. 급격하게 변화를 주는 것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타순별 성적을 봐도 중심타선에 들어갈 때보다 6~8번 타순에 들어갈 때 좋았다.
문보경은 20일 광주 KIA전서도 2안타를 추가했다. 최근 9경기 연속안타. 2회 주루사, 3회 포구 실책을 범했으나 4회에는 김선빈의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낸 뒤 더블플레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중심타선과 거리를 두는 게 익숙하다고 해도 문보경이 팀에 공헌하는 방법은 많다.
[문보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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