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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영웅은 극적일 때 탄생하는 법이다. 이대호는 후배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방법이 맞다는 걸 증명했다.
이대호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9회초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을 때려 짜릿한 8-6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기록한 이대호의 홈런은 역전 만루포라는 기록에서의 의미도 있겠지만 아끼는 후배 노시환에게 자신이 조언했던 방법이 맞다는 걸 몸소 보여준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두 선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노시환에게 의미가 있다는 것일까?
경기 전 이대호는 경남고 후배 노시환을 만났다. 노시환은 이대호를 롤 모델로 생각하는 선수다. 훈련을 마친 노시환은 대전에서의 마지막 시리즈를 준비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이대호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3루 더그아웃 앞에 있는 이대호에게 달려갔다. 공손히 인사를 건넨 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대호에게 타격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대호는 노시환에게 "시환아. 너 홈런 몇 개 쳤냐?"라고 물은 뒤 홈런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줬다.
후배를 위해 직접 타격 자세를 취하며 테이크백부터 마지막 팔로스로까지 부드럽게 연결돼야 한다며 여러 차례 시범을 보여줬다. 하체가 흔들리지 않은 상태로 중심이 뒤에서 앞으로 이상적으로 이동해야 밸런스가 좋아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노시환에게 "힘으로 치려고 하지 말고 앞에서 퉁 하고 맞춰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타구는 넘어간다"라며 조언했다.
뒤에서 힘으로 치지 말고 앞에서 자연스럽게 밀어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발사각에 신경 쓰지 않더라도 좋은 타구는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한화의 중심타자이며 앞으로 KBO리그를 이끌 거포 내야수다. 하지만 프로 4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올 시즌 눈에 띄게 홈런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18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한 홈런이 올 시즌은 6개에 머물러있다. 홈런수가 줄어드니 장타율로 떨어졌다. 타자 친화적인 대전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중심타자로서 아쉬운 기록이다.
노시환은 이러한 자신의 고민을 평소 존경하는 선배 이대호에게 털어놓았고 해답을 얻고자 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대호는 9회 가장 극적인 순간에 자신의 방법이 맞다는 걸 후배가 보는 앞에서 직접 보여줬다. 왜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리는지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한방이었다.
한편 이대호는 은퇴시즌 40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부드럽고 정확한 타격으로 타율 0.339, 안타 170개로 시즌 막판까지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홈런도 벌써 21개다.
[경기 전 노시환에게 조언했던 방법으로 9회 극적인 역전 만루홈런을 친 이대호.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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