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상백이한테 300승을 받을지 어떻게 알았겠나"
KT는 지난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9-1로 승리했다. 단순한 1승으로 보기에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많은 승리였다. 이강철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거둔 300번째 승리였기 때문. 그러나 이 때문에 이강철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KBO리그를 비롯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는 데뷔 첫 안타, 홈런, 승리 등 기록과 이어지는 대부분의 공을 기념으로 챙기는 문화가 있는데, 이강철 감독의 300번째 승리구가 엄상백이 데뷔 8년 만에 거둔 감격의 첫 10승구였던 까닭이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하고 있는 엄상백은 지난 25일 NC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의 300승과 엄상백의 데뷔 첫 10승까지 두 의미가 모두 담긴 공으로 인해 사령탑이 고민에 빠졌다.
과거에는 기념구를 따로 챙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공을 챙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7일 "내가 현역으로 뛸 때는 기념구를 챙기지 않았다. 10년 연속 10승 기념구도 내가 따로 제작했었다. 통산 100승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기념구를 직접 제작했다"고 현역 시절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강철 감독은 "상백이는 또 10승을 하지 않겠나"라며 "아니다. 공을 주면 또 (좋게) 돌아오지 않겠나. (엄)상백이 한데 '네가 가져가라'하고 줘봐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엄상백의 데뷔 첫 10승이 자신의 300승과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이강철 감독이다. 그는 "상백이한테 300승을 받을지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령탑은 엄상백의 최근 좋은 투구에 대해 대해 군 복무가 터닝 포인트라고 짚었다. 이강철 감독은 "군 복무가 터닝포인트다. 너무너무 바뀌어왔다"며 "안정감이 있다. 최근 경기 내용을 보면 6이닝을 2실점 내로 막아준다. 무너진 경기가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금의 활약이라면 잔여 경기를 포함해 가을 무대에서도 선발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령탑은 "웨스 벤자민이 좌완 투수이기 때문에 중간도 괜찮은 것 같다"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토종 쪽에 선발 역할을 계속해서 줄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 엄상백.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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