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본격 '리툴링'에 착수한 두산 베어스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승엽 감독 영입과 함께 코칭스태프 인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전력 유출'만 있어왔던 두산이 올해는 FA 시장에 뛰어들까.
두산은 지난 2015년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탄탄대로를 걸었다. 두산은 2015년부터 2021시즌까지 KBO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4회를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프로 스포츠 구단으로서 우수한 성적만큼 좋은 성과도 없다. 하지만 이면에는 아쉬움도 존재했다. 두산은 지난 지난 7년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뛰어난 유망주 수집에 애를 먹었다.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번이 매년 최하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손에 꼽는 유망주를 품는 것도 쉽지 않은데, 주축 선수들의 이탈도 비일비재했다. 김태형 감독이 두산을 이끌던 시절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은 장원준에 불과했다. KBO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김현수, 오재일, 박건우, 최주환 등 '두산 왕조'를 이끌던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그 결과 두산은 올해 60승 2무 82패로 창단 최다패(82패)와 함께 첫 9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사상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오랜 기간 왕조의 길을 걸었던 두산은 정규시즌 종료 직후 8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명장' 김태형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두산은 지난 14일 '한·일 통산' 2842안타 626홈런에 빛나는 '국민타자' 이승엽을 제11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코치 경험이 전무한 이승엽 감독이지만, 두산은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으로 KBO 역사상 신임 감독 최고 대우를 안겼다.
선수로서는 '레전드'로 불려 마땅하지만, 사령탑으로서 이승엽 감독은 '초보'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에게 엄청난 대우를 안긴 배경에는 두산의 '기대 심리'는 분명하다. 두산은 '리빌딩'보다는 '리툴링'을 목표로 하기 때문. 육성과 성적을 모두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이 이승엽 체제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든든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승엽 감독에게 통 큰 계약을 안긴데 그쳐서는 안 된다. '두산 왕조'라는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는 구단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두산은 현재 '대권'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타선에서는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멤버 중 허경민을 제외한 김재환과 정수빈 등이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재 유격수와 2루수, 우익수 자리는 '주인'이 없는 상황이다. 선발진에서도 최원준과 곽빈이 버티고 있지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이영하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필요하다.
어느 구단이든 기본적인 전력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직을 맡은 감독들은 늘 끝맺음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수많은 선수들이 FA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영입을 고려해 볼 만한 선수들도 여럿 있다. 두산이 공을 들여 영입한 이승엽 감독과 웃으며 동행하기 위해서는 코칭스태프 인선을 넘어 FA와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지원이 필요하다.
포스트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두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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