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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대규모 압사 사고를 두고 때아닌 분열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외국 문화를 축제로 즐긴 이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반대편에서는 무분별한 조롱과 모욕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소설가 겸 드라마 작가 소재원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젊음을 즐기는 것이 잘못된 건가”라며 “꼰대들은 그러게 왜 거기에 가? 라는 앞뒤 꽉 막힌 소리를 내뱉는다”고 글을 게시했다.
소씨는 “2002년 당신의 젊음은 어땠나? 수천만이 거리에 나왔었던 시절이었다”면서 “꼰대들 입장에서 훈수랍시고 떠들지 말아달라. 안타까운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슬픔을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혐오나 조롱, 갈등을 유발하는 게시물들이 지속적으로 유포되고 있는데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세대를 비난하는 듯한 2차 가해성 ‘악성 댓글’이 가장 큰 문제다. 이번 참사 희생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10~20대 젊은 층을 향한 기성세대들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런 악성 댓글 작성자의 약 40%가 40·50대 남성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숨어 있던 세대 간 갈등이 증폭돼 표출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핼러윈 행사의 경우 주최 측이 따로 없다 보니 이번 참사의 책임 소재를 따지기가 애매해져 목적 없는 무분별한 비난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경찰 대응부터 정부의 사후 지원책 등에 대한 비판도 연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가족과 부상자에 지급될 예정인 장례식비 등의 지원금 지급을 놓고 찬반 여론이 일고 있다.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지원금 지급에 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설문조사 투표에는 373명이 참여해 95%(356명)가 지원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답변했다.
행안부 소관 '사회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 및 '사회재난 생활 안정 지원 항목별 단가'에 따르면 정부는 사망·실종한 사람의 유족과 부상자에게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게 돼 있다. 사망·실종자의 경우 세대주와 세대원 관계없이 1인당 2000만원을, 부상자의 경우 장애 정도에 따라 500~1000만원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재난 사태에서의 무분별한 비난과 조롱 등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심리학적으로 이렇게 큰 사건이 있을 때 분노의 감정이 먼저 오는 경향이 있다”면서 “아직도 우리나라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오는 분노가 잘못된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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