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있어서 잘하는 것 같다.”
키움의 포스트시즌 행보를 정교하게,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연봉총액 56억2500만원, 상위 28인 기준 47억3500만원으로 9위다. 극단적 리빌딩을 시도 중인 한화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연봉총액 146억400만원, 상위 28인 기준 137억780만원으로 1위를 달리는 초호화군단 SSG와 4차전까지 2승2패로 팽팽하다. 사실 키움은 전력 구성과 깊이를 볼 때 SSG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냉정히 볼 때 이정후와 안우진이 없으면 한화보다 낫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페넌트레이스 3위에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벌써 이번 포스트시즌에만 13경기를 치러 8승5패다. 키움이 경기를 잡은 1차전과 4차전을 돌아보면 간신히 힘을 짜내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친 게 확연하게 드러난다. 반면 SSG는 2~3차전을 결국 힘에서 압도했다.
홍원기 감독은 정규시즌부터 엔트리를 폭넓게 활용해왔다. 사실상 주전 1루수, 주전 좌익수 없이 한 시즌을 보냈고, 필승계투조의 세부적 구성은 수시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뽑아냈고, 건전한 경쟁 시스템을 만들었다. 전력분석 파트, 코치들의 노고는 말할 것도 없다.
외국인의 시각이 궁금했다. 야시엘 푸이그에게 지난 4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키움이 잘하는 비결을 물었다. 그는 웃으며 농담으로 “내가 있어서 잘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모든 관계자가 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라고 했다.
또한, 푸이그는 “우리 팀은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에서도 훈련량이 적은 편에 속하지만, 효율이 좋고 과정에 충실하다. 추상적인 말이지만, 결코 쉬운 건 아니다.
푸이그는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야구를 잘 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승리를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함이다. 우리 팀원 모두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이번에 기회가 온 것 같다. 서로 축하해줄 일만 남았다”라고 했다.
심지어 시즌 전 자신의 올해 홈런 개수를 예상해달라는 외부의 질문에 “40홈런인데 대답하지 못했다. 누구도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팀이든 개개인이든 특급성적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키움 선수들은 그런 아쉬움과 분함을 안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푸이그와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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