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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정일주의자’라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대의민주주의를 믿는 정치인이라면 김일성주의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태 의원은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그분이 종북주의자인지 여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쪽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은 없었나’는 물음에 태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민주당 주류의 많은 사람은 나 같은 탈북민에 대해 거부감이 강하다”며 “내가 국회의원 공천을 받았을 때, 많은 사람이 반대했고 당선된 다음에는 나를 배신자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국회의원들도 있었다”고 답했다.
한국 좌파에 대해선 “한국의 좌파나 진보는 서방국가들과 결이 다르다”며 “서방국가 좌파는 전체주의에 대한 반강이 강한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처음에 탈북 반대…2년간 가족끼리 다퉜다”
태 의원은 “탈북을 먼저 제안한 것은 아내였다”며 자신의 탈북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외교관으로 나가게 되면 자식 1명을 평양에 반드시 둬야 한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가 생겨서 큰아이가 영국으로 오게 됐다. 그때가 탈북 2년여 전인데, 아내는 ‘이 기적을 우리가 이용하지 못하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먼 훗날 아이들이 부모를 원망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의원은 “(탈북을 결정하기까지) 2년 6개월 정도가 걸렸다. 집안에서 계속 다퉜다. 아내는 아이들 장래를 생각해서 떠나자고 주장했다. 나는 반대했다. 북한에 있는 형제들, 보증을 서서 나를 영국에 보내준 (외무성) 선배들이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라며 “북한 체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놓고 집안에서 토론하면서 서서히 생각이 변했다”고 했다.
이어 “(탈북 당시)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다. 장모님은 살아 계셨다. 누님과 남동생, 처남들도 있었다”며 “그분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마음에 가장 걸린다”고 했다.
자녀들은 한국에 잘 적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큰아이는 한국에서 대학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작은 아이는 대학 재학 중이다”라며 “두 아이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북한에서 온 아이들일까 싶을 정도로 완전히 한국화됐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6·25전쟁이 남침이라는 것을 덴마크에서 외교관으로 일할 때 여러 책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 주민들 대부분은 북침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사람들이 외국에 나와서 ‘이게 사실일까’ 하고 느끼는 것이 6·25전쟁을 김일성이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충격을 받는다”고 했다.
‘KAL기 폭파사건의 김현희와는 학교 동문인가’는 질문에 “북한에서는 같은 학교로 본다”고 했다. 다만 “평양외국어대학의 부속학교가 평양외국어학원이다. 김현희는 평양외국어대학을 나왔지만 평양외국어학원 출신은 아니다”며 “나는 평양외국어학원을 졸업했으나 평양외국어대학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두 학교는 울타리도 없이 같은 공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택의 여성 편력에 대해선 “그가 처형된 뒤 북한에서 여배우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그가 죽기 전에도 간부들 사이에 그런 소문이 있었다”고 했다. 장성택의 고사기관총으로 처형됐다는 소문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장성택의 측근 부하들은 공개적으로 처형됐고 고사기관총이 사용됐다”며 “그러나 장성택이 처형되는 장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에 대해 “내가 살아 있는 기간에 내 발로 내 고향에 가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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