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재활시즌인데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냉정히 볼 때 아쉬움이 가득한 시즌이지만, 그들 역시 통합우승의 당당한 주역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2021년 여름에 나란히 토미 존 수술을 결정한 건 SSG의 ‘중대 사건’이었다. 토미 존 수술의 재활 및 회복기간은 1년에서 1년6개월. 즉, 단순히 한 시즌의 문제가 아닌, 두 시즌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가 큰 결정이었다.
두 사람은 성실한 재활로 2군 후배들의 귀감을 샀다. 1년 2개월 공백을 거쳐 후반기에 본격 가세했다. 다만, 후반기에 곧바로 예년의 위력을 발휘하는 건 어려웠다. 불펜으로 변신한 문승원은 23경기서 1승1패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5.11, 박종훈은 11경기서 3승5패 평균자책점 6.00.
예년의 좋았던 리듬, 밸런스를 완벽히 찾는 건 어려웠다. 문승원은 새로운 보직 적응에 어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문승원이 잠시 쉬긴 했지만, 다시 크게 아프지 않고 페넌트레이스를 잘 마친 것 자체가 수확이었다.
한국시리즈서 더 좋았던 게 고무적이다. 문승원은 1차전과 5차전에 구원 등판, 2.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박종훈은 3~4차전, 6차전서 2.1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특히 3차전서 아슬아슬한 호투로 시리즈 분위기를 바꿨다. 김원형 감독이 박종훈을 불펜으로 돌린 결정은 대성공이었다.
시작은 삐걱했지만, 해피엔딩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1년2개월간의 공백에 대한 ‘마음의 빚’도 충분히 갚았다. 큰 틀에서 보면 두 사람의 진정한 복귀시즌은 내년이다. 다시 정비해서 캠프부터 잘 치르면, 예년의 위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김원형 감독 생각이다.
둘 다 내년에는 선발투수로 돌아가는 게 마침맞아 보인다. 팀으로서도 토미 존 수술 이력이 있는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아무래도 선발을 맡기는 게 리스크가 적다. 아직도 4년 계약이 남았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재기에 나서면 된다. SSG가 지난 겨울 일찌감치 비FA다년계약을 안긴 건 이런 의도도 있었다.
박종훈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 시즌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복귀 할수 있었고 울고 웃고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팀 랜더스 너무 자부심 넘치고 너무나 자랑스러운 팬 여러분 덕분에 정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족 같은 우리 선수들 고마운 가족, 자랑스러운 팬들 너무 감사합니다!!!22년 시즌 끝! 우리가 우승!”이라고 적었다.
SSG가 두 사람에게 안긴 금액만 120억원이다. 한 방에 회수할 수 없다. 첫 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종훈(위), 문승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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