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항상 관심은 있죠. 없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웃으며 이렇게 얘기했다. 외부 FA 영입 가능성을 굳이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선 여전히 키움이 외부 FA 영입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이미 성사한 외부 영입이 있지만, FA와 무관하다.
구단의 전통적 기조, ‘저연봉-고효율’이다. 성적을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지만, 우승전력을 만드는 것보다 미래에 초점을 두고 선수단을 운영하는 건 사실이다. 올 시즌만 해도 연봉총액 56억2500만원, 상위 28인 기준 47억3500만원으로 9위였다.
KBO가 14일 2023~2025년 샐러리캡을 발표했다. 114억2638만원이다. 외부 FA를 통 크게 투자해 데려와도 샐러리캡에 상당한 여유가 있을 것이다.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한 선수들의 연봉 인상폭이 있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키움이 앞으로 페넌트레이스 2~3위권,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에 꾸준히 올라갈 수준의 팀을 유지하고 싶다면 외부 FA 영입은 필수다. 고형욱 단장은 발 빠른 야수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냉정히 볼 때 전 포지션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한다. 외야와 불펜 보강도 필요하다. 다가올 FA 시장에 나갈 정찬헌과 한현희의 잔류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외부 FA 보강 없이 2023시즌을 끝으로 이정후마저 메이저리그로 가면 전력은 더 떨어진다. 키움은 올 가을 기대이상의 전력을 발휘했지만, 이정후가 없으면 한화보다 확실히 좋은 전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화조차 올 겨울 대대적으로 FA를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키움의 투자 의지로 귀결되는 이슈다. 외부 FA 한 명 없이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오른 게 대단하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근래 들어 2017년을 제외하곤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시즌은 없었다. 그러나 키움은 정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일까. 매년 젊은 선수들만 키울 것인가. 리빌딩도 궁극적 목적은 우승이다. 그게 프로의 존재 이유다.
키움의 유일한 외부 FA 영입은 2011년 11월20일, 4년 50억원 계약의 이택근이었다. 이후 11년간(만 10시즌) 외부 FA와 인연을 끊고 살았다. 한현희, 정찬헌 행보와 무관하게, 이젠 외부 FA에게 지갑을 열 때가 됐다. 샐러리캡 여유도 있으며, 대형 FA 영입 한 명을 한다고 해서 구단의 기조가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구단이 융통할 수 있는 자금에 여유가 넘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키움이 가난한 구단은 아니다. FA 계약을 해도 어차피 연평균 금액만 1년 예산에 들어간다. 대형 FA 영입을 한다고 해서 키움 사람들이 손가락 빨고 살아야 할 형편으로 전락하는 게 절대 아니다.
이번 FA 시장에 외야수가 별로 없는 게 아쉽다. 그러나 퓨처스 FA 이형종도 키움으로선 잘 맞는 카드다. 외야수가 아니라면 포수나 내야수라도 괜찮다. 키움은 이정후가 없는 시대에 대비, 강타자 영입이 필요한 팀이다.
▲키움 역대 FA 계약 현황
2008-2009/정성훈/이적(LG)/1년 3500만원/보상금 14억4000만원
2011-2012/이택근/영입(LG)/4년 50억원/역대 유일 외부 FA(보상선수 윤지웅)
2012-2013/이정훈/잔류/2년 5억원
2014-2015/이성열/잔류/2년 5억원/2015년 4월 한화로 트레이드
2015-2016/이택근/잔류/4년 35억원
2015-2016/마정길/잔류/2년 6억200만원
2015-2016/손승락/이적(롯데)/4년 60억원/보상금 15억9000만원
2015-2016/유한준/이적(KT)/4년 60억원/보상금 8억4000만원
2017-2018/채태인/사&트(롯데)/1+1년 10억원/박성민 get
2018-2019/김민성/사&트(LG)/3년 18억원/5억원 get
2018-2019/이보근/잔류/3+1년 19억원/2019시즌 후 2차 드래프트로 KT행
2019-2020/이지영/잔류/3년 18억원
2019-2020/오주원/잔류/2년 7억원
2020-2021/김상수/사&트(SSG)/2+1년 15.5억원 3억원+2022년 신인지명권 1장 get
2021-2022/박병호/이적(KT)/3년 30억원/보상금 22억5000만원
2022-2023/정찬헌-한현희/?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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