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메이크업에 낡은 옷"…설현X임시완, 리얼 힐링 선사할 인생 파업 '아무것도'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설현과 임시완이 바쁜 현대인을 대신해 쉼과 힐링을 선사한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극본 홍문표 이윤정 연출 이윤정 홍문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이윤정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현, 임시완이 참석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는 인생 파업을 선언한 자발적 백수 여름(김설현 분)과 삶이 물음표인 도서관 사서 대범(임시완 분)의 쉼표 찾기 프로젝트 드라마. 복잡한 도시를 떠나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찾아간 낯선 곳에서 비로소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을 맡은 이윤정 감독은 '커피프린스 1호점'을 비롯해 '트리플', '하트투하트', '치즈인더트랩' 등을 이끌며 특유의 트렌디하고도 따뜻한 감성을 담은 연출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역시 이윤정 감독의 전공 장르로 어떠한 연출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이윤정 감독은 "연출을 하게 된 지 20년이 넘었다. 지난 작품을 하고 나서 좋기도 했지만 예전에 늘 촬영장에서 죽는 게 소원이라고 했었다. 하다 보니 지치는 날이 와서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나 생각했을 때 원적을 추천받아 읽었다"며 "나한테 CCTV를 달았나 싶었다. 설현 씨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 느낌을 구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주연배우 설현과 임시완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조합을 내가 생각해낸 건 아니고 하늘이 도와줬다. 두 분 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했기 때문에 캐스팅을 할 때 매번 똑같은 어려움을 겪지만 똑같은 기쁨을 겪기도 한다"며 "이번에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두 분 다 처음 만났는데 너무너무 캐릭터와 비슷했다. 나는 나랑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렇게 느꼈다"고 극찬했다.

이어 "설현 씨는 수줍음도 있는데 자기 안의 속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한다. 누군가 질문하면 감정을 솔직하게 대답해주는 모습이 여름이라고 생각한다. 임시완 씨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처음 만난 날 너무 놀랐다. 대범이의 순수함의 극대화다"며 덧붙였다.

설현은 극 중 번아웃에 빠져 회사를 그만둔 뒤 낯선 마을로 떠나는 주인공 이여름으로 분한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는 이여름의 인생 파업 선언으로 시작된다.

그는 "대본에 많은 공감을 했고 여름이라는 캐릭터가 '와 진짜 이거 내 이야기 쓴 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며 "그동안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할 말은 다 하는 씩씩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때 딱 마침 감정 중심으로 흘러가는 스토리를 만났고 여름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감정이고,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감독님을 찾아갔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여름과 자신의 공통점으로는 "여름이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남들이 보면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런데 나도 어렸을 때는 굉장히 소극적이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이여름처럼 쉬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현은 "나도 10년을 일하다 1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일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면서 오히려 나에 대해 잘 알아가는 시간이 됐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여름이도 이런 맘을 가지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고 공감을 표했다.

매일 정해진 시간대 표대로 틀에 맞춰 살아가는 안대범 역은 임시완이 맡는다. 누가 말을 걸면 대답도 잘 못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은 그에게 초여름의 바람과도 같은 이여름이 찾아온다.

출연 이유를 묻자 임시완은 "전 작품이 '트레이서'라는 작품을 했었다. 대사가 굉장히 많았다. 외우기도 빠듯할 정도로 많았는데 그 촬영 당시 대본이 들어왔다. 대사가 현저하게 적더라. 대사 총량의 법칙을 지켜내기 위한 더없이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 많이 끌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를 봤을 때는 나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팍팍한 일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속에서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구례, 곡성, 남해 등 로케이션 촬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메인 예고편 속 벚꽃길, 바닷가 등 안곡마을의 힐링 스폿과 아름다운 영상미는 벌써부터 예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대해 설현은 "6개월 정도를 지방에서 촬영했는데 처음 지방 촬영을 갔을 때 어떻게 이렇게 예쁘고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처럼 딱 맞는 장소를 고르셨을까 놀랐다. 드라마를 찍으면 사실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힐링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을 할 정도로 굉장히 한적하고 예쁜 마을에서 촬영했다"며 회상했다.

임시완 또한 "촬영 반, 휴식 반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그 본분에 충실했다. 촬영이 없을 때도 장기로 있으면서 개인적으로 여유로운 시간도 가졌다"며 "영화도 보러 가고 구례에 종합운동장이 있어서 거기서 수영도 하고 헬스도 했다. 카페에서 대본도 보고 그래도 심심하면 촬영장 놀러 가서 뭐 찍는지 구경도 했다. 그렇게 지내도 시간이 빨리빨리 지나갔다"고 거들었다.

끝으로 이윤정 감독은 "미술이나 음악, 장소, 촬영이 아름답기는 한데 이게 예쁘게 찍으려고 예쁘게 찍고 연기를 예쁘게 하려고 해서 예쁘게 한 게 아니다. 보시면 두 사람이 참 예쁘다. 어떤 걸 작위적으로 만들어서 예쁜 게 아니라 풍겨 나오는 것이 예쁘다고 느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임시완 또한 "요즘 사회에 대해서 같이 고민을 해보자면 '우리는 바쁘지 않으면 어느덧 누군가에 비해 도태되는 삶을 산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바쁠 수밖에 없는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쳐있음에도 그걸 본인이 모를 정도로 바쁜 것들이 기본 값으로 설정된 것 같다"며 "언젠가는 꼭 휴식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편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께서 이 드라마를 보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고 예비 시청자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오는 21일 오후 9시 20분 첫방.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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