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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관련 방송 이후 광고성 떡볶이 먹방을 한 '더 탐사' 기자들과 PD/유튜브 '더 탐사'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가족 동의 없이 공개한 친(親) 더불어민주당 성향의 유튜브 채널 '더탐사'가 방송 도중 광고성 떡볶이 먹방을 선보여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는 뜻에서 명단을 공개한 상황에서 이같은 광고를 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디지털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더탐사는 전날 방송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와 관련한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측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실명을 호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유실물 사진과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당신에게 미안한 우리는 희망 잃은 들개처럼 거리를 서성였다. 말 없는 그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문구도 담겼다.
강진구 기자는 "재난 상황에서 국가나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국가나 언론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책임들을 간과하고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더탐사와 민들레의 명단 공개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과연 국가와 언론은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을 왜 못 했을까를 성찰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하지 않나 싶다. 유족들 동의 뒤에 숨어서 자신들이 하지 못한 일을 변명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더탐사'는 자신들이 최초 폭로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유족의 동의 없이 희생자들의 명단을 공개한 사실을 연결 지으면서 "청담동 룸바에서 술 먹다가 압사당하거나 성매매 업소에서 압사 당했다면 그 명단 공개는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으나, 핼러윈 축제에 가서 비명횡사한 젊은 넋의 명단 공개는 사생활 침해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은 이미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보도했는데 우리 언론은 침묵해왔다"면서 "정부에서 사망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을 때 정부를 대신해서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해서 명단을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더탐사는 특히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조문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면서 유가족 동의를 얻었느냐"고 따져 묻는 듯한 발언도 했다.
또 이들은 "정의당이나 언론노조가 유족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명단공개를 하는 게 잘못됐다면서 명단을 삭제하라는 요구를 해 참담함을 느꼈다"며 "이처럼 정의당은 OO일보(언론사명)의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을 공격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더탐사는 희생자들의 명단 공개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거듭 항변했다.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개인정보라는 것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이다. 사망자에 관한 게 아니다"라며 "대법원 판례에서도 개인정보라 함은 생존한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사람에 의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라고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을 이어가던 도중 갑자기 조리된 떡볶이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영민 더탐사 PD는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저희를 보도를 인용해서 게시판에 글을 쓰신 분이 고발을 당했다. 그 분도 도와드려야 한다"며 돌연 떡볶이 제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최 PD는 "(지난번에 광고한) 양파즙은 품절이다. 더탐사에 광고하실 분들을 재고를 많이 보유하시라"고 말했다.
이들은 떡볶이 먹방을 직접 선보이면서 "달짝지근하네", "할인 이벤트 중", "너무 맛있다", "떡볶이 맛은 보장한다", "떡볶이만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말랑말랑한 추억의 밀떡볶이" 등을 외치며 10분 간 광고를 진행했다.
이들이 먹방을 하는 내내 뒷 배경엔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 호명'이라고 적힌 사진이 떠 있었다.
해당 유튜브 영상 댓글에는 "이태원 사망자들 이용해 방송하다 떡볶이 판매하고 있다", "떡볶이가 넘어갑니까. 사람이 죽었는데", "깔려 죽은 젊은이들 이름 떡하니 공개해 놓고 떡볶이를 먹느냐" 등의 글이 달렸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최소한 떡볶이 광고하려면 뒤에 배경 정도는 바꾸는 성의를 보여라", "중요한 사안을 보도하면서 떡볶이 광고를 하는 건 사안의 중요도를 떨어뜨리게 하고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국가적 슬픔인 참사를 매체 홍보의 기회로, 경제적 이익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숨은 저의"라고 더탐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친 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매체 더탐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의 동의 없이 공개하고 이후에는 떡볶이를 판매하며 먹방에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부대변인은 "'소송 비용 마련'이라는 구실로 떡볶이를 먹으며 방송을 진행했고, 웃음 띤 얼굴로 연신 맛있다고 말하는 진행자의 표정에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나 추모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애당초 희생자의 명단 공개가 그들이 주장하는 '추모'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가능한 먹방"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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