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0억원이 아른거리는데.
FA 시장은 프로스포츠 특유의 ‘부익부 빈익빈’이 집약된 무대다. 철저히 승자와 패자가 나뉘며, 승자들 사이에서도 ‘진정한 위너’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양의지가 2022-2023 FA 시장의 최고 승자를 예약했다. 양의지는 100억원을 넘어 4년 전 NC와 맺은 125억원 계약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라고 해서 전부 ‘장밋빛 인생’을 꿈꿀 수 있는 건 아니다.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각종 숫자’가 말해준다. 1~2차 스탯부터 트랙킹 데이터, 그리고 나이로 대변되는 미래가치까지.
KBO가 애당초 발표한 FA 자격을 갖춘 선수는 40명이었다. 그러나 15일까지 KBO에 실제로 신청서를 낸 선수는 절반에 불과한 21명이다. FA 자격 획득 단축의 원년이라 2021-2022 FA 시장보다 6명이 더 나오긴 했다.
그러나 19명의 선수는 FA를 신청하지 못했다. 아니, 신청할 수 없었던 선수가 대다수다. 우선 이미 소속구단과 장기계약이 체결된 선수가 4명 있다. 최정(SSG 6년 106억원), 박종훈(SSG 5년 65억원), 한유섬(SSG 5년 60억원), 구자욱(삼성 5년 120억원)이 그 주인공.
나머지 15명중에선 전유수, 안영명, 나지완, 이현승은 은퇴를 선언했다. 안영명과 나지완의 경우 KT와 KIA가 은퇴식을 마련해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또한 심우준은 군 입대를 해야 하며, 임창민은 두산에서 방출됐다.
실질적으로 FA 자격을 갖췄음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선수는 9명이다. 이재원(SSG), 임찬규, 서건창(이상 LG), 박경수(KT), 고종욱(KIA), 심창민(NC), 김대우, 김헌곤(이상 삼성), 장원준(두산). 작년에는 서건창, 나지완, 장원준, 오선진 등 4명이었지만, 이번엔 확 늘었다. 올해 유독 ‘FA 로이드’라는 단어가 안 나온 이유다.
장원준은 이미 수년째 FA 자격을 미루고 있다. 두산과의 4년 84억원이 2018년에 끝났으나 네 차례나 행사하지 않았다. 그만큼 침체가 오래간다. 올 시즌에는 2군에서 긴 이닝도 던지는 등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안 풀린 케이스다. 이승엽 신임감독이 장원준과의 면담을 통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고 한 만큼, 장원준의 FA 신청 포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서건창도 부진으로 2년 연속 FA 자격을 행사하지 않았다. 넥센 시절 함께한, 서건창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 염경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밖에 FA 신청을 하지 않은 선수는 결국 성적 부진 혹은 부상 이슈를 떼 놓을 수 없다. 아무리 등급제가 실시되고 있다고 해도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FA 시장에서 대접받는 건 불가능하다.
4년 69억원 FA 계약이 ‘폭망’으로 끝난 이재원도 일찌감치 FA 신청을 포기했다. 고종욱의 경우 SSG에서 퇴단한 뒤 붙잡아준 KIA에 다시 한번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FA를 선언하지 않았다. 이들은 2023시즌 성적으로 증명한 뒤 2023-2024 FA 시장에서 자격을 행사하는 꿈을 꾼다. 겨울은 인내의 시간이다.
[위에서부터 장원준, 이재원, 서건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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