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손흥민과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의 자랑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7일(현지시간) 오후에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은 미디어에 단 15분만 공개했다. 선수들이 가볍게 몸 푸는 걸 지켜보고 있을 때, 한국 취재진 옆에서 중국어 대화 소리가 들렸다.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눈과 귀가 향했다. 중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국도 아니며, 한국 대표팀 선수 26명 중에 중국 슈퍼리그(CSL)에서 뛰는 선수는 손준호(산둥 루넝) 1명뿐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이곳에 왜 왔는지 물었다.
“월드컵 준비를 하는 한국이 부럽다”는 게 이들의 첫 대답이었다. 유양과 리양은 중국에서 온 FIFA 기술관리요원이었다. 훈련장과 미디어시설 주변 통신망을 연결해주는 일이 이들의 주요 업무였다. 유양은 훈련장 근처 안테나를 가리키며 통신이 잘 안 되면 본인에게 말하라고 했다.
대뜸 “손흥민이 지금 여기에 있느냐?”고 물었다. ‘손흥민’의 중국식 발음이 ‘손쥔밍’이어서 손준호를 말하는 줄 알았다. 재차 물어본 다음에 ‘한국의 주장 손흥민’이라는 걸 알았다. “저기 검정색 마스크를 쓴 선수가 손흥민이다”라고 알려주니 기뻐했다.
유양은 “손흥민과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 축구의 자랑이다. 아시아 사람들이 모두 손흥민을 응원한다”고 했다. 이어 “농구 레전드 야오밍(42, 중국)도 아시아의 자랑이었다.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의 자랑이다. 중국 축구에는 왜 저런 선수가 없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에게만 관심을 드러낸 건 아니다. 과거 중국에서 뛰었던 김민재, 김영권도 언급했다. 김민재는 중국 베이징 궈안,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거쳐 현재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뛴다. 김영권은 광저우 헝다에서 오래 뛰었다. 유양은 “김민재, 김영권은 중국에서도 잘했다. 특히 김민재는 이렇게까지 크게 성장해서 놀랐다”고 했다.
유양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한국 성적을 예상했다. 한국 기자 앞이라 듣기 좋은 말을 골라서 했을 수도 있지만, “포르투갈이 1위, 한국이 2위로 H조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 같다. 한국은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기자도 화답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48개국이 참가한다. 중국도 다음 월드컵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들은 손사래를 쳤다. “중국 축구는 안 된다. 아시아 축구 안에서 랭킹을 봐라. 북중미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8~9팀이 출전하는데 중국은 아시아에서도 11위 정도 한다. 참가국이 늘어나도 중국은 월드컵에 못 간다”고 쐐기를 박았다.
[사진 = 이현호 기자]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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