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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천만 영화 '왕의 남자'(2005) 조감독 출신인 안태진 감독이 17년 만의 데뷔작으로 관객 앞에 선다.
안 감독의 첫 상업 장편 영화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 경수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담은 스릴러 사극이다.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藥物)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로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에 영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팩션(fact+fiction=faction)'이다. 실제 역사와 맹인 침술사라는 허구의 캐릭터가 균형 있게 조화된 덕분에 사실감이 극대화됐다. 적절한 반전을 더해 118분 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배우 유해진이 소현세자가 세상을 떠나자 광기에 휩싸이는 인조를 연기했다. '블랙잭'(1997)으로 영화계에 입성한 뒤 왕 역할은 처음이다. 배우 류준열은 밝은 곳에서의 시력이 어두운 곳에서보다 떨어지는 주맹증을 가진 침술사 경수로 분했다.
새롭고 신선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웠다. 영화, 드라마 최초로 주맹증을 다룬 것. 안 감독은 안과 의사에게 자문하고 류준열과 주맹증 환자를 만나는가 하면 안질환 경험담을 찾아 섬세한 묘사를 완성했다. 빛이 있는 곳에선 전부 하얗게 변하고 어두운 장소에서는 흐릿한 경수의 시야가 극사실적으로 펼쳐진다. 극명한 색감 대비 역시 인상적이다. 해가 진 뒤 감도는 어둡고도 푸른 색감은 전반의 미스터리를 끌어올린다.
'왕의 남자' 이후 안 감독과 다시 호흡 맞춘 유해진은 "처음 데뷔하는 감독님 같지 않게 큰 눈으로 숲을 보는 작업을 하셨다"고 밝혀 기대를 드높였다.
촬영지는 '왕의 남자'와 같은 전라북도 부안이었다. 안 감독은 "'왕의 남자'를 촬영하고 17년 만에 부안에 갔다. 연출로 다시 가게 될지 몰랐다. 감개무량하다"며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첫 촬영 당시 슬레이트를 쳐줬다고도 말했다.
'올빼미'는 '빛과 어둠'을 다룬 영화다. 안 감독은 "극장에 오셔서 눈과 귀를 열고 보셔야 온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안 감독의 빈틈없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올빼미'는 23일 개봉한다.
[사진 = NEW]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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