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성범이 형이랑 약속했거든요.”
‘도루왕’ KIA 박찬호가 ‘깜짝 약속’을 내걸었다. 박찬호는 지난주 KBO리그 시상식에서 도루왕을 수상했다. 올 시즌 130경기서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81득점 42도루 OPS 0.685를 기록했다. 3년만에 생애 두 번째 도루 타이틀을 가져왔다.
아울러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난 시즌이었다. 체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확실한 매커니즘을 정립하면서 2014년 데뷔 후 처음으로 2할7푼을 돌파했다. 장정석 단장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생중계하다 박찬호의 타격성적이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한 이유가 있었다.
박찬호는 도루왕 수상 직후 “조재영 코치님과 전력분석팀에서 만들어준 밥상에 몸만 얹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자신들의 몫을 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아무리 구르고 넘어지고 부딪혀도 깨지지 않는 몸을 만들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 도루왕을 만들어준 장모님과 아내, 올해 태어난 딸과 이 기쁨을 누리겠다”라고 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박찬호는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준비한 수상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장모님과 아내를 향한 사랑(?)을 더 표하지 못한 아쉬움이 큰 듯했다. 더불어 팬들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박찬호는 “도루를 할 때 누상에 나가면 ‘뛰겠지’라는 기대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도루에 성공할 때 별 거 아닌데도 좋아해주는 모습, 그때 희열을 느낀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조금 더 힘내서 뛸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타이틀도 땄고 MVP 후보에도 올랐지만 만족은 없다. 박찬호는 “올 시즌은 70점 정도 주고 싶다. 30점을 뺀 건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더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KBO리그 탑클래스 유격수로 가기 위해, 당연히 공격에서의 생산력을 높이면 더 좋다.
그러면서 뜻밖의 얘기를 따냈다. 박찬호는 “성범이 형이랑 약속했다. 성범이형은 타점왕, 나는 득점왕을 하자고. 손잡고 여기에(시상식장) 같이 오자고 했다. 이뤄지면 좋겠다”라고 했다. 박찬호의 약속이 현실로 이뤄지면, KIA에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올 시즌 타점 1위는 113개의 이정후(키움)였다. 나성범은 97개로 7위였다. 격차가 큰 건 아니었다. 나성범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타점왕에 도전할 만하다. 희한하게도 나성범은 데뷔 후 타점왕을 따내본 경험은 없다.
박찬호도 발이 빠르고 주루 센스가 좋기 때문에, 출루율만 좀 더 높이면 득점왕 도전이 가능하다. 올 시즌에는 81득점으로 8위였다. 테이블세터 박찬호가 출루하고 중심타선의 나성범이 해결하는 그림은, KIA의 가장 건강한 득점공식이다.
[나성범(위), 박찬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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