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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 대표팀의 주장 에산 하지사피가 국제사회를 향해 이란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이란에선 반정부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사피는 한국시간 21일 밤 10시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B조 예선 1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국 정부의 시위 탄압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건 지난 9월 중순이다. 한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이란은 여성들에 대해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해당 여성이 단속반 직원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지만 이란 당국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시위는 급격히 번졌고, 당국의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도 속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460명 넘게 숨지고 11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1만6000여 명이 보안군에 체포됐다.
하지사피는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도 이란의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 선수들도 희생된 이들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들과 함께한다는 것, 지지한다는 것, 그리고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월드컵 참가를 향한 일부 비판적인 시선을 신경쓰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하지사피는 “우리가 이곳에 와있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시민들)을 대변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그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일각에선 이를 이유로 이란 대표팀을 월드컵 무대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개최국 카타르와 마찬가지로 이란 역시 여성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하지사피는 “우리의 모든 건 그들로부터 나온 것이다. 우리는 싸워야 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쳐 이란의 용감한 이들에게 좋은 결과를 선사해야 한다”며 자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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