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이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까.
KIA의 포수 고민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박동원이 4년 65억원에 LG로 떠났다. 비 FA 다년계약에 실패한 대가가 크다. 키움에 내야수 김태진, 현금 10억원,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충암고 포수 김동헌)을 내줬던 것을 생각하면 충격이 크다.
키움에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주효상을 데려오긴 했다. 주효상은 1차 지명 출신으로서 트레이드가 되지 않았다면 키움 1군의 핵심포수가 될 자원이다. 그러나 아직 입증된 건 없는 포수다.
업계에 따르면 KIA가 FA 포수 시장에 남아있는 박세혁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삼성과의 트레이드는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KIA는 2023시즌에 한승택-주효상 체제로 안방을 꾸려야 한다.
단,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5월9일에 SSG와 단행한 김민식 트레이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당시 KIA는 SSG에 김민식을 보내면서 거포 유망주 내야수 임석진과 좌완투수 김정빈을 영입했다. SSG가 이재원 체제에 불안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시도한 거래였다.
KIA는 4월 말에 박동원을 영입하고 나니, 김민식을 트레이드 카드로 써도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민식이 오히려 박동원보다 1살 더 많은데, 미래를 보며 백업으로 키운다는 게 모양새가 맞지 않다고 봤다. 그렇게 KIA는 주전 박동원-백업 한승택 체제를 확고하게 구분하고 시즌을 치렀다.
박동원이 허무하게 7개월만에 팀을 떠나면서, KIA로선 김민식이 아까울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김민식이 톱클래스 포수는 아니지만, 박동원이 떠나면서 당장 1군에서 활용할 만한 포수 뎁스가 얇아진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질없는 생각일 뿐이다. KIA는 김민식 트레이드도, 박동원 비 FA 다년계약 실패도 묻어두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박동원 협상을 복기하며 향후 FA 및 비 FA 계약의 교훈으로 삼되, 플랜B를 날카롭게 다듬는 게 더 중요한 입장이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김상훈 배터리코치, 나아가 진갑용 수석코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제2의 박동원 혹은 그 이상의 포수를 육성해야 한다. 당장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겠지만, 긴 호흡을 통해 미래를 내다볼 때다. 제주 마무리캠프에선 김선우, 신범수, 신명승을 집중 훈련시켰다. 포수 육성의 마스터플랜을 짜고 내년 애리조나, 오키나와 캠프에 임해야 한다.
KBO리그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 양의지 케이스를 통해 포수가 투수를, 나아가 팀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 그러나 포수가 약한 팀이 우승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당장 올해 SSG도 이재원-김민식 체제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선 이재원의 비중이 높았지만, 김원형 감독은 한국시리즈서 김민식의 비중을 높인 게 적중했다.
KIA도 단기적으로는 한승택-주효상 체제로 가면서 코치들의 도움, 투수들의 도움으로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주축 투수들 중에서 양현종 외에 노련한 투수가 없는 게 걸리긴 한다. 비중이 큰 외국인투수를 경험 많은 베테랑으로 뽑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KIA가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 모두 내년에 함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박동원(위). 김민식(아래). 사진 = LG 트윈스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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