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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5억원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았다.
키움이 2022-2023 FA 시장에서 영입한 원종현과 이형종의 계약에는 공통점이 있다. 옵션이 없다. 100% 보장 계약이다. 원종현은 4년간 계약금 5억원과 연봉 5억원으로 총 25억원 계약을 맺었다. 올해 35세이며, 36세부터 39세 시즌을 키움에서 보내는데도 옵션을 걸지 않았다.
이형종은 내년부터 4년간 1억2000만원, 6억8000만원, 6억원, 6억원으로 총 2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퓨처스 FA는 규정상 계약금을 지불할 수 없다. 다년계약은 가능하지만, 첫 시즌 연봉은 직전시즌의 100%까지 줄 수 있다. 이형종의 올 시즌 연봉이 1억2000만원이었다. 대신 이후 3년간 후하게 대접했다.
선수는 당연히 보장계약을 선호한다. 물론 간혹 구단에 달성하기 어려운 옵션 삽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도전정신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1년 연봉 1억원에, 옵션 1억원에 계약한 노경은이 이 케이스다.
옵션은 대부분 구단이 선수의 부상 혹은 부진에 대비하거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치로 집어넣는다. 구단으로선 선수의 가치에 비해 계약총액이 높게 책정될수록 달성하기 어려운 옵션을 집어넣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계약총액이 조금 떨어지면 옵션은 달성하기 쉽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키움은 원종현과 이형종에게 이례적으로 옵션을 넣지 않고 각각 25억과 20억원을 보장했다. 원종현의 경우 암을 극복하고 돌아온 사례로 보듯 철저한 몸관리로 NC에서 후배들의 귀감이 됐던 걸 높게 평가했다. 고형욱 단장은 “후배들이 종현이에게 보고 배우는 게 클 것이다”라고 했다.
이형종의 경우 LG를 떠나면서부터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팀을 원했다. 키움은 이정후 외에 풀타임 중심타자로 활약할 외야수가 부족하다. 이형종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팀이다.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고 옵션을 넣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선수로선 보장계약을 받은 것만으로도 구단의 신뢰를 느낄 수밖에 없다.
키움으로선 모험이긴 하다. 원종현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이형종도 최근 3년간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없었다. 그러나 키움은 두 사람이 소위 말하는 ‘먹튀’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믿는다. 그리고 각각 25억원, 20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두 사람도 구단의 진심을 느껴 고척돔 입성을 택했다.
키움은 2023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원종현은 김재웅과 함께 불펜의 핵심을 맡아야 하며, 이형종은 특급스타 이정후와 중심타선과 외야에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 두 람이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 팀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원종현(위), 이형종(아래).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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