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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변호사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신 강용석씨가 지난 지방선거 경기지사 무소속 출마 당시 캠프에서 벌어진 선거자금 개인 유용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씨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마쳤다.
이런 가운데 강씨가 정치후원금을 자신의 지역구(경기도)도 아닌, 서울시내 특급호텔에서 연예인과의 부부 동반 식사 등에 사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를 포함, 강씨는 선거 기간 두 달 동안 본인 식대로 총 1520만원을 썼는데, 상당 부분이 선거와 상관 없는 가세연 회식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 하얏트호텔에서 가수 이현우 부부와 부부동반 모임에 정치후원금 사용... 가세연 회식에도
29일 경기선관위로부터 입수한 지방선거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인용한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 선거에서 강 캠프는 후보 식대와 공보물, 유세차 등 ‘선거비용’으로 약 7억원을, 선거 공약 이벤트 대행이나, 홍보·광고·기획·영상제작 등 ‘선거비용 외 정치자금’으로 약 13억원 등 총 20억원을 사용했다. 이 20억원 대부분은 가세연 시청자 등 2만여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이었다.
강 캠프는 선거 기간인 4월20일 서울 용산구 소재 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2차례에 걸쳐 146만8000원 결제했다. 나흘 전에 결제했던 99만9000원을 취소하고 재결제한 것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세의 가세연 대표는 “4월16일 강씨 부부와 이현우 부부 등 커플 8명이 먹은 밥값이었다”고 말했다.
강씨와 김 대표는 2018년부터 가세연을 운영해 왔지만 경기지사 선거 때 의견 충돌로 갈라섰다. 이현우 측은 “그날 함께 모임을 한 건 맞는데, 선거 후원금으로 결제된 건 몰랐다. 김세의씨가 결제한 걸로 안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씨가 선거 후원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이 지출에 대한 문자 메시지 질의에 강씨는 답하지 않았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지난 선거에서 강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아 강씨를 도왔던 김소연 변호사는 강씨를 선거자금 유용 등 혐의로 8일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그는 고발 당일 페이스북에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강용석은 4월11일과 12일 대구 스튜디오 촬영 당시 수십만원씩 4차례에 걸쳐 갈비집에서 후보자 식대로 지출했다”고 했다.
대구는 강씨 지역구가 아니어서 마찬가지로 개인 용도 사용이었단 얘기다. 실제로 선관위 자료에도 강 캠프가 4월11일 대구 한우전문점에서 두 차례에 걸쳐 후보자 식대로 82만9000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김 변호사는 “선관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강용석이 가세연 직원들과 식사를 하지 않았던 자리까지 가세연 직원들과 식사를 했다고 써놓는 등 ‘가짜 영수증’ 처리했던 사실까지 드러났다”며 “심지어 식사를 같이 했다고 신고했던 사람들 중 한 분은 아버지 장례식 때문에 광주에 있었는데, 강용석이 해당 직원과 수도권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고 가짜 영수증 처리했다”라고도 했다.
후보자 본인이 아닌 누군가가 강씨 후원금을 쓴 정황도 선관위 자료에는 나온다. 강씨는 4월11일 대구에서 가세연 방송을 했는데, 4분 차이로 대구와 수원에서 ‘후보자 식대’ 명목으로 각각 결제됐다. 같은달 28일엔 서울과 수원에서 3분 차이로 후보자 식대가 각각 결제되기도 했다.
두 장소 모두 수원이었다. 가세연에서 방송을 진행했던 권모(42)씨는 강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는데, 권씨 소유 법인 사무실과 강 캠프가 있던 곳은 수원이다.
■ 자기가 설립한 회사와 가족이 이사로 등재된 ‘강용석 관계사’로 11억원 송금
강 캠프가 쓴 ‘선거비용 외 정치자금’ 13억원은 대부분 선거영상과 선거홍보기획, 이벤트, 홍보 광고 진행 등의 명목으로 지출됐다.
그 돈을 받아간 곳은 주로 강씨 관련 회사들이었다. 강씨의 아내 윤모(52·여)씨가 대주주이자 이사로 등재된 가세연과 강씨 첫째아들 강모(24)씨가 이사로 등재돼 있는 가세연 자회사 ‘제이제이컬처’로 총 6억1600만원이, 2011년 강씨가 설립한 ‘준컴’으로 5억5000만원이 갔다.
이들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과업을 수행했는지 묻는 조선닷컴 연락에 강씨와 아내 윤씨는 답이 없었다. 강씨 둘째아들인 강모(23) 준컴 이사는 “내가 뭘 말할 위치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씨 처남 윤모(44) 준컴 대표는 “우리가 강 캠프 홍보 미디어 대행을 실제로 다 했다”고 했다.
연락이 닿지 않던 강씨는 취재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이번 선거 때 준컴은 외부 광고, 외주 용역과 작가, 디자이너, 유세단 운영 등에 연인원 100여명을 고용·관리했다”는 메시지를 조선닷컴에 보내왔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보면, 올해 2~6월 준컴 임직원수는 3명이었다.
가세연 김 대표 측에 따르면 강씨는 검찰에 자신이 설립한 법무법인 넥스트로 소속 변호사 2명이 준컴의 이사와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첫째아들이 과장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강 캠프는 비슷한 목적으로 ‘디스트릭트케이’라는 회사에 5500만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이곳은 가세연에서 방송을 진행하다 김 대표와 갈라선 뒤 강씨와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 권씨와 아내 김모(39·여)씨의 회사다. 권씨는 강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다.
권씨는 “정당한 계약을 하고 용역을 수행한 것”이라며 “강씨와 다른 변호사들한테도 확인한 결과, 내가 캠프에서 맡았던 직책은 명예직이어서 회계 책임자가 아니라면 용역을 수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큰 정당이 이용하는 용역업체에 맡기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 지출을 줄이려고 궁여지책으로 맡아 가지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세연 측에 따르면 권씨와 준컴이 용역 수행 증빙자료로 제출한 것은 대부분 가세연에서 이미 방송한 영상을 짧게 자르거나 짜깁기 한 자료였다.
강씨는 “이와 비슷한 업무에서 다른 후보자의 경우에는 최소 10억에서 15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준컴은 후보자와의 특수 관계로, 엄청난 저가에 이러한 업무를 총괄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검찰, 강용석 자택과 휴대전화 압수수색... 강 캠프 회계책임자와 가세연도 압수수색 대상
선관위는 지난달 31일 강씨만 제외한 채 강 캠프 회계책임자 김모(30·여)씨와 김세의 대표, 권씨, 선거사무원 5명 등을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이어 김소연 변호사가 8일 검찰이 강용석씨를 같은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선관위가 고발한 강 캠프 회계책임자 김씨는 강씨가 설립한 법무법인 ‘넥스트로’ 직원이자 준컴 감사로, 선관위에 신고된 예금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를 거쳐 선거사무원에게 30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고발 당했다. 김 대표 등은 법정 수당·실비 외 선거운동 대가로 1100만원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세의 대표는 “선관위는 강용석을 조사하지 않은 채 우리만 조사한 뒤 엉터리로 고발장을 작성했다. 강씨 홍보 영상을 우리가 찍었다. 강 캠프가 가세연과 제이제이컬처에 지급한 용역 비용은 문제가 없다”며 “강용석 가족 회사 준컴과 권유의 회사는 가세연을 나간 뒤에도 가세연 영상을 짜깁기해 마치 영상을 스스로 제작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선관위에 보고했다. 그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강씨가 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아 회계책임자 등만 일단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며 “검찰에서 강제 수사를 통해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고발장 2장을 동시에 받아 든 검찰은 지난 24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강씨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서울 반포동 강씨 자택과 강씨 휴대전화, 지난 총선 당시 강씨 선거 캠프 관계자 최소 3명의 자택과 휴대전화, 가세연 사무실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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