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45억원이 전력보강의 끝이 아니라고?
키움은 2022-2023 FA 시장에서 예상을 뒤엎고 외부 FA를 두 명이나 데려왔다. 2011년 11월 이택근의 4년 50억원 계약은 팀 사정상 LG로 보냈던 선수를 되찾아온 성격이 강했다. 그래서 원종현을 4년 25억원, 이형종을 4년 20억원에 각각 영입한 게 2008년 구단 창단 후 최초의 외부 FA라고 봐야 한다.
두 사람은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알짜배기 FA로 꼽혔다. 키움이 100억원 넘는 돈을 쓰지 않고도 이번 FA 시장의 승자로 불리는 건 이유가 있다. 원종현은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마무리투수 출신의 베테랑이며, 이형종은 키움에 부족한 오른손 강타자이자 외야수다.
그런데 키움의 전력보강이 여기서 끝이 아닐 가능성이 엿보인다. 키움은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FA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올 시즌을 끝으로 키움에서 FA 자격을 얻은 A등급의 한현희와 B등급의 정찬헌 영입에는 관심이 없다.
키움은 여전히 두 사람과 제대로 된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 체제에서 지난 2년간 젊은 투수들을 충분히 1군에서 육성해왔고, 실제 사이드암 김동혁 등 가능성 있는 자원들도 확인했다. 더구나 임창민, 변시원, 홍성민이라는 방출생들도 영입했다.
키움으로선 정찬헌과 한현희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고 하지만, 두 사람을 통해 전력을 살 찌울 방법은 남아있다. 사인&트레이드다. 고형욱 단장은 이미 수 차례 사인&트레이드 불가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구단이 처음부터 FA를 사인&트레이드 하겠다고 선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자체로 상대 구단과 에이전시에 협상의 주도권을 넘겨주기 때문이다. 사실 키움도 정찬헌과 한현희가 FA 계약으로 떠나보내는 것보다 사인&트레이드를 하는 게 이득이다. 키움이 원하는 선수 혹은 현금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FA 계약으로 결별하면 해당 구단의 보호선수 20인, 25인 외의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현희와 정찬헌의 사인&트레이드에 관심이 있는 구단들이 있다. 그 구단들도 FA 계약으로 영입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 시간이 좀 걸려도 아쉬울 것도 없다. 선수의 금액이 아무래도 조금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게 사실이다. 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사인&트레이드로 영입하려는 구단 역시 반대급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키움은 시장의 흐름을 관망하면서 사인&트레이드 제안을 여유 있게 살펴볼 것이다. 키움으로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거래이기 때문에 급할 게 없다”라고 했다. 어쨌든 키움으로선 정찬헌과 한현희를 통해 입맛에 맞는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으면 좋다. 현 시점에선 정찬헌과 한현희의 거취이슈는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키움 잔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듯하다.
[정찬헌(위), 한현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