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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강승윤, 최재섭이 '팬티'로 뭉쳤다.
14일 오후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2' 여섯 번째 단막극 '팬티의 계절'(극본 이지우 연출 최정은)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정은 PD, 배우 강승윤, 최재섭이 참석했다.
'팬티의 계절'은 진심을 믿지 않는 청년 반대수(강승윤)가 팬티 회사의 돈키호테 사장 태기호(최재섭)과 그의 심복 산초를 만나 팬티에 진심이 되고 삶에 진심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이날 최정은 PD는 "10억짜리 팬티를 둘러싼 반대수의 좌충우돌 모험기"라고 '팬티의 계절'을 소개하며 "매일 누구나 팬티를 입는데 누구도 팬티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남성용 기능성 팬티 만화를 봤는데 팬티에 굉장히 노력을 쏟아붓고 대박을 꿈꾸는 희로애락이 재밌게 다가왔다. 조그마한 것에도 진심을 기울인다는 것,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하찮은 것에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강승윤은 반대수 역에 대해 "현실적인 친구다.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현실적인 20대다. 진심에 대해서 굉장히 인색하다. 여러가지 삶의 경험들을 통해 진심보다 편리하고 합리적인 걸 더 추구하는 친구다"라며 "팬티에 진심으로 열정적인 사장님을 만나게 되면서 진심의 힘을 알아간다"고 설명했다.
태기호 역을 맡은 최재섭은 "'GHT'라는 남성용 기능성 팬티회사 사장이다. 꼰대 같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캐릭터다. 팬티에 대한 열정, 진심이 누구보다도 강력한, 팬티만을 생각하는 오타쿠 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출연한 계기도 밝혔다. 강승윤은 "대본을 읽으면서, 살면서 점점 진심을 좀 잃어간다는 생각이 많았다. 연차도 쌓이고 나이가 무르익어가면서 하던 일을 진심없이 영혼없이 하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더라"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팬티의 계절'을 만났을 때 되게 판타지 같다고 생각했다. 장르가 판타지는 아니지만,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만나는 인물이 판타지스러웠다"며 "제가 좀 힘을 얻었다. 다시금 저를 돌아보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재섭은 "단막극의 매력이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용 기능성 팬티 회사에서의 희극적인 상황들이 참신했고,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그 분들이 팬티에 진심을 갖고 벌이는 일들이 위트있어서 재밌게 읽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정은 PD는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첫 만남 때부터 '이 사람이다' 싶었다. 반대수 역할의 강승윤 배우는 '저 사람은 굉장히 비싼 차를 몰고 오래된 분식집에 가서 떡볶이를 사 올 것 같은 사람' 같았다. 화려함 이면에 소탈하고 진정성이 있는 매력이 있더라. 반대수가 처음에 성공한 상태에서 잊지 못할 팬티에 진심을 다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걸로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모순됐다고 볼 수 있는데, 강승윤 배우가 반대수를 만들면 입체감 있고 신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 만났을 때 꼭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재섭에 대해서는 "대본을 보며 리딩을 하는데,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개성이 있을지 벌써 배역에 푹 빠져들어 몰입하는 모습이 태기호의 외길 인생을 걸어줄 것 같아서 캐스팅 했다"라며 두 배우의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승윤은 반대수 연기를 위해 준비한 것을 언급했다. "진짜 옆에서 볼 법한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인물인데, 특별한 사람들과 특별한 환경에서 특별한 힘을 얻게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일까 연구했다. '보통의 사람들이면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리액션할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또 대사를 표현할 때 이 방향이 맞나 생각하며 '보통의 반대수', '보통의 누군가'가 되려고 하는 것에 신경썼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최재섭은 "승윤 씨는 보통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는데, 저는 오로지 팬티 외길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 뒤틀린 상식을 갖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깨어있는데 또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캐릭터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떠오르는 단어가 천진난만이었다. 최대한 천진난만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강승윤은 최재섭과의 케미에 "창과 방패 같다"라며 "처음에 정말 진심밖에 없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장님과 그 상식과 보통에 찌들어 있는 반대수의 케미가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우리의 연기 호흡은 찰떡 케미였다"라고 미소지었다.
'팬티의 계절'이라는 제목을 활용해 현재 자신들은 어떤 계절을 살고 있는지 물었다.
강승윤은 "변화의 계절"이라며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올해 그리고 지금 이순간이 마음적으로도, 삶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거치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펼쳐질 30대와 지나온 20대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쪽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최재섭은 "구슬땀의 계절"이라며 "연극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데, 모레가 개막하는 날이라 관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하게 구슬땀의 계절이라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정은 PD는 "알깨기의 계절이다. 어린 새가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온다고 하지 않나. 올해 드라마스페셜을 하는데, 함께한 작품이 인간으로서도 연출로서도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탈피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팬티의 계절'은 이날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 = KBS 제공]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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