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2일에는 투수들이 수비 훈련을 진행했다. 김일경 수비코치가 투수들이 잡기 어려운, 빗맞은 타구를 잇따라 생산하며 투수들을 괴롭혔다.
투수들은 공을 잡고 1루에 던졌다가 홈으로 송구하기도 했다. 김일경 코치는 시종일관 투수들을 독려하며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투수가 홈에 악송구를 하자 “이게 최악이야. 주자 만루면 2루 주자까지 들어왔어”라고 했다.
하이라이트는 신인 사이드암 박명근. 박명근은 LG 염경엽 감독이 찍은 기대주다. 이번 애리조나 LG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유일한 신인이다. 염 감독이 지난해 야구대표팀 기술위원장을 역임할 때 아시안게임 대표팀 류중일 감독에게 대표팀 선발을 추천할 정도였다.
염 감독도 박명근이 당장 성공한다고 보는 게 아니라, 일단 이번 캠프에서 박명근의 가능성을 지켜보기로 한 듯하다. 염 감독은 “아시안게임까지 생각하면 필승조에 새로운 3명(필승조)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그런 박명근은 선배들 틈에 끼여 수비 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1루 송구가 좋지 않았다. 그러자 박명근이 반사적으로 김일경 코치 방향으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고개까지 숙였다. 그러자 김 코치는 “고개 숙이지마. 죄송하다고도 하지마”라고 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실책을 범하고 움츠러들지 말라는 의미가 투영돼 있다. 프로 선수라면 기본적으로 주인의식이 충만해야 한다. 누구나 실책을 할 수 있고, 움츠러들면 멘탈이 무너지면서 계속 실책을 범할 리스크도 커진다.
또 하나는 박명근에게 제대로 정신무장을 시켜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질타하기보다 고개 숙이지 말라고 하면서 연습이라도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메시지가 포함됐을 듯하다. 기본이 가장 중요한 법이다.
이 훈련에 참가한 LG 투수 대부분 침착한 대처로 박수를 받았다. 다만, 중간중간에 실책도 나왔다. 김 코치는 “한번만 더 나오면 단체 벌칙”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LG 투수들은 이번 사흘 훈련이 지나면 WBC 대표팀에 나가는 선수들부터 불펜 피칭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명근은 WBC 투수들이 대표팀 캠프로 가면, 좀 더 코칭스태프에게 눈 도장을 받을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박명근. 사진 =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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