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좌타자 김석환(24)에겐 언젠가부터 ‘제2의 이승엽’이란 별명이 따라다녔다. 박흥식 롯데 수석코치가 KIA 2군에서 타격지도를 할 때 김석환의 스윙을 두고 두산 이승엽 감독의 전성기 스윙과 비슷하다고 했던 게 유래다.
그러나 김석환은 애석하게도 아직 현실에서 제2의 이승엽임을 증명하지 못했다. 2017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입단한 뒤 1군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군 복무부터 마쳤다. 2022시즌을 앞두고 김종국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 후 1개월간 주전 좌익수로 뛰었다.
성적은 51경기서 타율 0.149 3홈런 7타점 15득점 OPS 0.518. 1개월만에 주전에서 낙마, 1~2군을 오가는 신세가 됐다. 어쩌다 기회를 잡으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는 등 폼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김종국 감독은 안타까운 마음에 “아직 자신의 것이 없다”라고 했다.
그런 김석환이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확 달라졌다. 10경기서 34타수 10안타 타율 0.294 4홈런 10타점 5득점 OPS 1.105.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최근 KIA 스프링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의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스타디움에서 “변화를 준 부분은 없고,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비 시즌을 보냈다”라고 했다.
이범호 타격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김석환은 “시즌 끝난 뒤 대화를 많이 했다. 그 느낌을 바탕으로 질롱코리아에서부터 잘 준비했고, 그 바탕으로 쭉 이어가면 될 것 같다. 애버리지와 장타 중에 방향을 잡기보다, 애버리지가 높으면 장타는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해서 장타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자신의 확고한 방향성을 잡는 게 중요하다. 김석환은 무리하게 홈런을 의식하기보다 정확하면서 강한 타구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1군 생존의 1차 마지노선은 최원준이 돌아올 6월 초다. 김석환으로선 이때까지 이창진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자리잡아야 한다. 김종국 감독이 올 시즌에는 최형우의 풀타임 지명타자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좌익수 혹은 지명타자까지 노려볼 수 있다.
1루수도 도전 가능하다. 김 감독도 내심 김석환이 1루에서 어필해 황대인에게 건전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큰 신장을 바탕으로 한 1루 수비력은 최희섭 잔류군 코치의 전성기 모습과 흡사하다는 김 감독의 설명도 있었다.
김석환은 “어느 포지션에 나가고 안정적으로 수비할 수 있게 잘 준비하고 있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하면 될 것 같다. 항상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질롱코리아애서으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잘 치러보겠다”라고 했다.
솔직히 궁금했다. 제2의 이승엽이란 별명에 대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김석환은 “그 별명은 부담스럽다기보단…저한테는 영광스러운 별명이다”라고 했다. 물론 그는 “나는 그냥 제1의 김석환으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했다.
[김석환.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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