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승격 두 팀이 K리그1 개막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2에서 2개 팀이 K리그1으로 승격했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팀 광주FC와 2위팀 대전 하나시티즌이 승격 티켓을 손에 쥐었다. 광주는 다이렉트 승격, 대전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김천 상무 상대로 2전 전승을 거두고 ‘윗물’로 올라왔다.
광주는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2023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광주는 초반부터 수원의 공세를 막느라 바빴다. 고승범의 발리 슈팅을 김경민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았다. 김보경의 슈팅도 김경민이 슈퍼세이브로 쳐냈다. 후반에는 아코스티의 슈팅까지 김경민이 막았다.
광주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광주는 후반 20분 토마스를 빼고 아사니를 투입했다. 아사니는 올 시즌 새롭게 K리그에 입성한 동유럽 국가 알바니아 출신 측면 공격수다. 아사니는 후반 43분 왼발 슈팅으로 수원 골망을 갈랐다. 이 귀한 득점과 함께 광주는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개막 직전에 열린 K리그1 미디어데이에서 이정효 광주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잔류가 아니다. 개막전에서 수원 팬들에게 우리의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 광주는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수원을 격침했다.
대전은 비교적 손쉽게 승리했다.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를 2-0으로 이겼다. 전반 11분 만에 티아고가 선제골을 넣더니, 22분에는 레안드로가 비슷한 위치에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8년 만에 1부로 올라온 대전은 1만 8000여 홈 관중 앞에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승리만 생각했다. 2년 전 아픔을 갚아주는 게 가장 중요했다. 팬들의 눈물을 닦아줬다”며 기뻐했다. 이 감독이 언급한 ‘2년 전 아픔’은 2021년 승강 플레이오프 강원 원정 경기다. 당시 대전은 강원에 1-4 역전패를 당한 탓에 승격 문턱에서 좌절한 바 있다.
K리그에 승강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1년에 2팀이 승격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2015·2016·2017·2020·2021년까지 5시즌에 한해서 2팀이 승격했다. 이 5시즌의 개막전을 살펴봐도 승격 2팀이 모두 승리한 적은 없다. 승리보다 무승부나 패배가 많았다. 승격팀이 개막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건 그만큼 힘든 일이다.
새 시즌 개막에 앞서 1부 12개 팀을 나열할 때 지난 시즌 순위대로 줄을 세우곤 한다. 승격팀은 자연스럽게 가장 뒤에 나열된다. 이들을 가리켜 ‘막내팀’이라고 부르는데, 올 시즌에는 막내팀들이 첫판부터 사고를 쳤다. 나란히 1승씩 거둔 광주와 대전은 2라운드에서 각각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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