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오사카(일본) 박승환 기자] "중스컴(원중+린스컴)이라 전해 주세요"
김원중은 7일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1이닝 동안 투구수 8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7-4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김원중의 투구는 분명 빛났다. 김원중은 7-3으로 앞선 8회말 무사 만루의 큰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원중에 앞서 마운드에 올라있던 정우영이 선두타자 사토 테루아키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린 탓이었다.
3루 더그아웃을 통해 장발을 휘날리며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김원중은 무사 만루 위기에서 첫 타자 대타 이토하라 켄토와 맞대결을 펼쳤고, 3구째 포크볼을 통해 땅볼 유도에 성공,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1점을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한 번에 쌓았다.
김원중은 계속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와나타베 류와 맞붙었고, 볼카운트 2B-2S에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 직구를 꽂아 넣으며 루킹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김원중이 최소 실점으로 위기를 극복해낸 한국은 9회 정철원이 마운드에 올라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원중은 경기가 끝난 뒤 만루 위기에서 벗어난 순간에 대한 질문에 "잘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정면 승부하려고 마운드에 올랐다"며 "땅볼 유도보다는 빠르게 승부해서 아웃카운트를 늘리자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김원중은 대표팀이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가운데 두 번 모두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한 유일한 투수다. 일본 출국에 앞서 SSG 랜더스 2군 팀으로 마운드에 올라 대표팀 타자들을 상대로 4실점을 기록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남기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두 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남긴 가운데 도쿄라운드에서도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6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갑작스러운 등판.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원래 뒤(불펜)에서 나가면 갑자기 나가게 된다. 그렇게 결과를 내는 자리"라며 위기 탈출 후 주먹을 불끈 쥔 것에 대해 "잘 막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원중의 '장발'은 일본 내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이에 대해 이야기하자 김원중은 "중스컴이라고 전해 달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팀 분위기는 좋다. 오늘도 잘 됐고, 다음에는 더 잘 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다치지 않고 WBC만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원중이 7일 오후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진행된 WBC 한국 대표팀과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 8회말 무사 만루서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오사카(일본)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