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키움 홍원기 감독의 ‘절친’ 박찬호는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를 방문, 홍 감독과 회포도 풀고 키움 투수들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장재영에게 1시간 이상 매달려 ‘투구 강의’를 했다. ‘원 포인트’ 레슨이라기엔, 너무나도 디테일하고 깊은 시간이었다.
박찬호가 당시 장재영에게 강조한 건 투구의 기본이었다. 중심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헤드 업’ 경계, 다리의 높이와 움직임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은 뒤 함께 바라보며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또한, 폼이 커지는 와인드업 때 세트포지션보다 제구가 흔들리는 점을 지적했다. 와인드업을 하더라도 커맨드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인드 컨트롤 방법 등 심리적인 부분까지 얘기해줬다. 이를테면 긴장이 많이 되면 마운드 밖을 벗어나 쉼호흡을 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게 타자에게 자신의 초조함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장재영의 질문에는 얻어맞는 것보다 그렇게 해서 잘 던지는 게 좋다는 실리적 조언을 했다.
장재영은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 이어,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평범한 진리를 얻었다. 자신감을 찾았다. 의식적으로 폼을 작게 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덕분에 다시 공 스피드도 더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10일 두산과의 고척 연습경기서는 부진했다. 세 번째 투수로 등장해 1이닝 동안 27개의 공을 던진 끝에 2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사구와 볼넷, 폭투를 한 차례씩 범했다. 예전처럼 사사구를 남발한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깔끔하지 못했다.
이날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을 필두로 에릭 요키시, 아리엘 후라도를 잇따라 내보냈다. 핵심 투수들을 점검한 것이었다. 장재영은 요키시와 후라도 사이에 등판했다. 그만큼 홍원기 감독이 장재영을 올 시즌 제대로 활용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국내 첫 실전서는 또 다시 흔들거렸다.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장재영은 박찬호 스쿨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패스트볼 최곤 153km는, 이날 장재영에게 큰 의미는 없었다.
[장재영. 사진 = 고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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