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13년 5라운드 4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함덕주는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2018시즌에는 6승 3패 27세이브 3홀드, 2019 시즌에는 2승 5패 16세이브 7홀드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이러한 성적에 힘입어 태극마크도 달았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에는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회에 각각 출전했다.
이후 계속 두산에서 뛰었던 함덕주는 2021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3월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LG가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두산에 보내는 대신 함덕주와 우완 채지선을 받는 2:2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트레이드 첫 해 함덕주는 16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팔꿈치 부상 끝에 21이닝밖에 공을 던지지 못했다. 결국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13을 마크했다. 5월 5일 두산전을 끝으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계속된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올해는 달랐다. 함덕주를 괴롭혔던 통증은 사라졌다. 염경엽 감독도 웃음을 지어보였다. 마침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LG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2일 선발 투수 김윤식은 1이닝만을 소화한 채 일찌감치 강판됐다. LG로선 힘겨운 경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타선이 일찌감치 터지면서 9-5로 앞서나갔다.
그런데 경기 후반 불펜 난조를 보였다. 박명근, 이정용 등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9-9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LG 불펜엔 송승기, 함덕주 만이 남아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10회 함덕주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가 막아야 할 타선은 1, 2, 3번으로 이어지는 상위타선. 끄덕없었다. 조용호와 강백호를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앤서니 알포드는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함덕주가 깔끔하게 막아내자 LG 타선이 다시 힘을 냈다. 11회초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고, 대타 이천웅이 초구에 스퀴즈 번트(안타)를 성공시켜 10-9 리드를 다시 잡았다.
함덕주는 11회말 박병호(1루수 파울 플라이), 김준태(삼진), 황재균(유격수 땅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함덕주는 참 오랜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그가 승리를 거둔 건 2021년 4월 4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728일만이다.
고우석이 부상으로 뒷문이 헐거웠는데, 함덕주의 등장으로 LG 마운드에는 큰 힘이 됐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함덕주가 마지막 2이닝을 완벽히 막아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칭찬했다.
함덕주는 경기 후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스스로도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는 거라 더 흥분됐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내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너무 떨렸다. 신인 첫 등판 때처럼 가슴이 쾅쾅 됐는데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굳은 각오도 전했다. 함덕주는 "좋은 경기로 (시즌을) 시작한 것 같다. 오늘 모습처럼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목표다. 팬들께 부상으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실망하셨을 텐데 앞으로 남은 142경기와 포스트시즌까지 건강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함덕주. 사진=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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