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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무릎' 발언 파문에 내놓은 여당의 '오역' 주장에 "지난번 '바이든, 날리면'에선 듣기평가를 시키더니 이번엔 독해력 평가를 하게 한다. 너무 괴롭고 힘들다"고 비판했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고 최고위원은 25일 YTN 뉴스에 출연해 "그냥 있는 문장 그대로를 받아들였는데, '그게 아니다, 민주당이 선전·선동을 하며 잘못된 오역을 하고 있다'고 유상범 대변인이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어 "그런데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직접 '(오역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 대통령 역사 인식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대응하는 대통령·국민의힘도 사실관계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왜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오역' 주장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외신과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한국말로 하기 때문에 반드시 녹취를 한다. 대통령 말씀이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아야 하는 부분이다"고 반박했다.
고 최고위원은 "자칫 기자가 잘못된 기사를 생산할 가능성 때문에라도 반드시 녹취를 기사와 대통령실이 동시에 했을 것"이라며 "그 녹취록을 공개하면 된다.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실 녹취록을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거고, 확인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대통령의 '일본 무릎' 발언이 논란이 되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주어가 빠진 오역'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생략된 주어는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 바로 직전 문단에서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든 현안이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까지 강조했다"면서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갖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WP의 오역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가짜뉴스를 만들어 검찰에 송치된 지 채 반나절도 되지 않아 또다시 대통령 발언의 진상을 확인하지 않고 선전·선동에 앞장섰다. 제발 이성을 찾아라"고 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러나 다음날 WP 기자가 밝힌 인터뷰 원문에 따르면 생략된 주어는 여권 주장처럼 '일본'이 아니라, '저는(윤 대통령)'으로 밝혀졌다.
인터뷰를 진행한 당사자인 WP 도쿄/서울지국장 한국계 미셸 예희 리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번역 오류의 문제와 관련해, 인터뷰 녹음본을 갖고 크로스체크(교차 확인)했다. 여기에 정확히 한 말을 글자 그대로(word-for-word) 옮긴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리 기자가 첨부한 윤 대통령 발언 녹취록에는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돼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100년 전 일을 갖고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장의 주어는 '저는' 즉, 윤 대통령으로, 국민의힘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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