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주제에 말 안 들어?” 관리소 직원 얼굴에 가스총 쏜 입주민

▲사진 = 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아파트 외벽 공사에 대해 수시로 항의하던 입주민이 급기야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가스총을 쏴 경찰에 입건됐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25일 JTBC ‘사건반장’은 이날 오전 7시께 충북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60대 입주민 A씨가 50대 시설관리 직원 B씨에게 가스총을 발사한 사건을 다뤘다.

이 아파트에서는 현재 외벽 도색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A씨가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자신의 집안을 들여다보며 노려봤다고 주장하고, 흉기를 들고 내려와 공사 관계자들을 위협하기까지 한 것.

이에 공사 감독은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불안해서 공사를 못하겠다. 외벽 공사는 줄에 매달려서 하는데 줄을 자르기라도 하면 우리가 죽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저희가 현장을 잘 감독하겠다’며 중재했고, 외벽 공사는 재개됐다. 하지만 A씨의 항의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24일 오후부터 그는 또다시 ‘인부가 자신을 노려본다’, ‘누구 허락받고 이렇게 공사를 하느냐’고 관리사무소에 따졌다.

A씨는 “공사 관련 서류 5년 치를 다 검토할테니 준비해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관리소장은 서류를 준비해뒀지만, 정작 관리사무소에 찾아온 A씨는 서류는 쳐다보지 않았다. 대신 직원들을 향해 ‘표정이 예의가 없다’,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다음 날인 25일에도 A씨는 오전 6시부터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행패를 부리더니 “어제 서류를 마저 보겠다”고 했다. 오전 7시쯤 관리사무소를 찾은 그는 “다른 서류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25일 오전 충북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시설 직원이 입주민이 쏜 가스총에 맞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총구가 조금만 아래로 향했다면 실명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캡처

이에 직원 B씨가 “어제 준비한 서류도 한 건도 안 보시지 않았냐. 저는 현장 실무자라서 서류 부분은 잘 모른다. 이거 먼저 보시고 사무직원 오면 이따 전달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A씨는 ‘직원 주제에 말을 안 듣냐’며 욕설을 하더니 갑자기 주머니에서 가스총을 꺼내 B씨에게 불과 50㎝ 거리에서 가스총을 쐈다.

B씨는 왼쪽 눈 바로 위 눈썹 뼈 부분에 가스총을 맞고 쓰러졌다. 조금만 더 아래쪽이었다면 실명할 수도 있었던 심각한 상황이었다. A씨는 쓰러져 괴로워하고 있는 B씨를 멀뚱히 바라보며 “싸가지가 없다. 너 같은 놈은 죽어도 된다”며 막말을 이어갔고, 이후 경찰이 출동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A씨는 이미 동네에서 행패, 갑질 등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A씨가 지난 2017년 해당 아파트에 이사 왔을 당시, 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해당 아파트에 연락해 “그 사람 아주 무서운 사람이니까 조심하라”며 주의를 줄 정도였다.

실제로 A씨가 이사 온 후 욕설에 시달려 그만둔 경비원과 직원이 많았으며, 심지어는 같은 동에 사는 입주민들도 A씨가 무섭다며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오는 일이 많았다. A씨는 아파트 흡연구역 지붕 공사 때도 “색깔이 마음에 안 든다”며 “나한테 허락받았냐. 눈을 왜 그러게 뜨고 얘기하냐”며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피해자 B씨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지만 A씨로부터 그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1차 조사를 마친 후 특수상해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사건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특수상해로 이 정도 위험을 불러일으켰다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