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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민주적인 원내 경선을 통해 선출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를 향한 '개딸'들의 공격이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이재명 대표가 직접 박 원내대표와 힘을 합치겠다며 모멸 자제를 요청했는데도 말이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데일리안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0일 SNS에 "나와 박광온 원내대표에게는 함께 힘을 합쳐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우리 사회의 추락을 저지해야할 역사적 소명이 주어져 있다"며 "박 원내대표와 함께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의 손을 굳게 잡고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며 "나와 함께 민주당을 이끌어줄 박 원내대표에게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면 좋겠다. 단결하고 승리하는 민주당의 길 함께 만들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이 휴일이고 박 원내대표가 선출된지는 이틀이 지났는데도 새삼 이 대표가 박 원내대표와 손을 굳게 잡을테니 응원을 보내달라는 글을 올린데에는 이유가 있다.
성별·연령에 관계없이 이 대표를 맹종하는 극성 지지층을 일컫는 의미로 확장된 이른바 '개딸'들이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박 원내대표를 공격하고 모멸하는 행태가 도를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8일 1차 투표에서 박 원내대표의 과반 득표로 끝난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부정하며 분노·불만·실망감 등을 여과없이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박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를 선출한 민주당 의원들을 '이낙연계 수박덩어리' 등으로 지칭하며 집단적 모욕을 가하는 모습이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여러 번 말했지만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상대만큼 크지는 않다"며 "당원 여러분도 함께 힘을 모아주리라 믿는다"고 설득했다.
아울러 "민주정당에서 당원과 지지자가 합리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생각이 다르다고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한다면 토론과 논쟁은 사라지고 적대감만 쌓인다"며 "오직 단결로 이 위기를 돌파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나 이재명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 대표가 '개딸'들에게 "단결하지 않으면 나 이재명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고 호소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난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표결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내에서 무더기로 '소신표'가 쏟아졌다. 이 대표 및 친명(친이재명)계 초선 강경파 의원들 쪽으로 기울어진 박홍근 전 원내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 내의 불만 기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표 단속'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광온 원내대표가 1차 과반으로 선출됐다는 관측도 있다. 계파에 관계없이 두루 교분이 두텁고 특히 비명계 의원들과 말이 잘 통하는 박 원내대표가 앞장서서 이 대표의 신상과 관련된 사안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담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딸'들이 경거망동(輕擧妄動)하며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사이를 갈라놓으면 이 대표 자신이 위험해진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쳤을 때 당장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된다.
또, 박 원내대표가 임시국회를 비는 날 없이 계속 소집해줘야 이 대표가 헌법상의 불체포특권을 누릴 수 있다. 회기가 종료되자마자 바로 이튿날 새로운 국회를 소집해주지 않으면 이 대표는 영장집행을 피하기 위해 잠행해야 하는 등 수모를 겪어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이 대표가 절박한 심정으로 '개딸'들에게 통합과 단결을 호소하며 박 원내대표에게 응원과 박수를 보내달라고 설득했지만, 이러한 이 대표의 말조차 잘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당장 이 대표 SNS에 달린 '개딸'들의 댓글을 보면 "어떻게 박광온 같은 자를 원내대표로 뽑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박광온 같은 자들 때문에 탈당, 민주당 혐오정서 확대, 지지율 하락 등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나라를 전쟁의 위험에 떨게 만든 장본인 중의 하나가 박광온 씨" 따위의 근거없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아울러 이 대표를 향해서도 "우리 안의 차이가 저들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대표가 안타깝다" "지지자들에게 무조건적인 단결과 통합만 주장하는 것은 불만을 억압하는 것과 마찬가지" "대표 스스로 지지자들의 입을 봉하고 사기를 꺾는 발언"이라며, 망동을 계속할테니 말리지 말라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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