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는 개막 이후 꾸준히 중위권에 있다. 더 치고 올라가기엔 베스트 전력과 거리가 있는 현실과 부딪힌다. 그렇다고 하위권으로 처지지도 않는다. 플랜B들이 기복은 있어도 대체로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롭게 발굴한 카드들도 있다. 12일까지 25승28패로 6위. 승패 적자 -3. 최근 계속 -3 안팎을 맴돈다.
올 시즌 주요선수들의 변동은 이렇다. 우선 개막과 함께 나성범과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졌다. 5월 초에 장현식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러나 5월 말을 시작으로 전상현과 김기훈을 시작으로 정해영, 황대인, 숀 앤더슨, 김대유가 빠져나갔다. 부상이 아닌 부진이 원인. 여기서 돌아온 선수는 앤더슨뿐이다.
즉, 7명의 주축 선수 없이 5월 말부터 버티는 중이다. 대신 최형우가 부활했다. 이우성과 고종욱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최지민이라는 불펜 뉴 에이스의 발굴은 올해 최고의 수확이다. 신인 윤영철은 리그 최고 5선발이 됐다. 반대로 KIA로선 슬픈 얘기지만, 외국인투수들은 작년 후반기에 잘 했어도 작년 전반기나 올해 전반기나 생산력이 2%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면 작년보다 전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10일 잠실 두산전을 마친 최형우도 “큰 차이는 없다. 특히 (이)우성이도 그렇고 외야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 역시 못내 아쉬워했다. “왜 5할을 못하지?”
타격장인이자 삼성왕조의 용사이며, FA 우승청부사로 KIA 우승까지 이끈 베테랑 역시 야구는 어렵다. 최형우는 “잘하다가 연패하고 그런다. 힘들다 야구가. 좀 더 안정적으로 해야 하는데”라고 했다. 지난주만 해도 주중에 SSG에 홈에서 스윕을 당했으나 주말 두산 원정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타선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KIA의 편차가 좀 더 심한 느낌은 있다. 마운드의 경우 양현종이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했지만 개막 후 행보를 종합하면 에이스다운 활약을 했다. 불펜의 뎁스는 확연히 작년보다 좋다. 다만, 외국인투수들의 부족한 모습, 마무리 정해영의 불안한 행보 등 곳곳에 악재들은 있었다. 이런 부분들이 혼재돼 경기력 기복을 야기하고, 롤러코스터 행보를 한다고 봐야 한다.
전역한 최원준은 13일 고척 키움전서 복귀전을 갖는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빠르면 6월 말, 늦으면 7월 초 복귀가 예정됐다. 2군에서 재조정하는 선수들 중에선 김기훈이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는 게 김종국 감독 설명. 나머지는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최형우는 “내 생각엔 돌아올 선수들이 돌아와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도영이 같은 경우 주변에서 되게 기대를 하는데, 사실 작년에도 주전이 아니라 백업이었다”라고 했다. 냉정히 볼 때 아직 애버리지를 계산하기 어려운 선수인 건 사실이다.
나성범은 결국 애버리지를 찾아가겠지만, 작년 10월 준플레이오프 이후 너무 오랫동안 실전이 없었다. WBC 대표팀에 뽑혔지만, 투손 연습경기부터 거의 못 뛰었다. 돌아오자마자 예전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보장이 없다. 최원준도 1군 투수들에게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올해 2군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것도 변수다.
결국 돌아올 선수들이 돌아와도 제 기량을 보여줘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 LG만 해도 돌아올 선수가 대부분 왔지만, 오히려 6월 들어 안 풀린다. 산전수전을 겪은 최형우는, 결국 지금 뛰는 선수들이 더 잘 해야 5할을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정확한 판단이며, 냉정한 현실이다.
[최형우와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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