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문 여는 고아성X주종혁X김우겸 '한국이 싫어서'…"용기와 희망 주는 영화" [28th BIFF](종합)

[마이데일리 = 부산 양유진 기자] 영화 '한국이 싫어서'가 올해 28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막을 올린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장건재 감독, 배우 주종혁, 김우겸, 윤희영 프로듀서,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당초 함께할 예정이었던 배우 고아성은 천추골 골절상 부상으로 불참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행복을 찾아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다. 2015년에 출간돼 큰 화제를 모은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여러 단편을 거쳐 국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로 주목받은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종혁은 계나가 삶의 전환을 찾아 간 뉴질랜드에서 만난 재인, 김우겸은 계나의 오랜 연인 지명 역이다.

장건재 감독은 연출 계기를 묻자 "소설이 출간된 해에 읽었다. 2015년은 한국 사회가 굉장히 뜨겁고 큰 변화를 겪는 시기였는데 한가운데 있었던 소설이다. 계나하고는 다른 삶에 있지만 저한테도 공명하는 부분이 있어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계나 역의 고아성은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고 대신 전했다. 장건재 감독은 "고아성이 개인 일정을 소화하다 다쳤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고 싶어했다. 참가할 방법을 알아보다 여러 사정이 계속 해결 안 돼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같이 자리를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종혁은 "배경이 뉴질랜드인데 어릴 적 뉴질랜드에서 6년 정도 유학 생활을 했다. 한국의 삶에 지쳐 워킹 홀리데이로 온 형들이 있었다. 형들과 되게 친하게 지냈다. '한국이 싫어서' 소설을 보고 형들이 생각 났다. 제 삶과도 비슷했다. 그래서 재인을 연기하게 된다면 정말 재밌게 잘 할 수 있겠단 생각이 있었다"고 재인이 된 이유를 알렸다.

"재인은 한국에서는 남 눈치를 많이 본다. 뉴질랜드에 가면서부터 색깔을 찾아간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우겸은 "이야기가 공감돼 하고 싶었다.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꼭 대사로 내뱉고 싶었다.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었다"며 "하고 싶단 마음이 직관적으로 들었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전 지명처럼 착하지 않다"며 웃어 보인 김우겸은 "닮고 싶은 모습이 있다. 인생에 또렷함이 있고 단순하다. 나무 같은 사람처럼 느껴져 매력이 있었다"라고도 말했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한국이 싫어서'를 개막작으로 내보인 이유로 "이 영화에서 계나가 취하고 있는 삶에 대한 태도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해주고 희망을 주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손쉽게 뭔가를 포기하거나 얻을 수 있지만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마다 그녀가 택하는 방식이 자존을 지켜나간다고 생각했다. 젊은 세대가 삶을 대하는 모습이 아닐까 공감됐다"라고 돌이켰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또 "어떻게 보면 역설적이고 신랄한 제목이기도 하다. K-콘텐츠에 관심이 뜨거운 시대를 살고 있다. 한국에 판타지를 갖고 행복 지수가 높은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는 이런 생각도 갖고 있구나'라며 보면 좋지 않을까"라고도 터놨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펼쳐지며 총 269편의 상영작이 선보여진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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