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가 시리즈를 1승 1패 균형을 맞췄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로 영입한 최원태(26)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의 활용법은 어떻게 될까.
최원태는 지난 8일 KT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LG에게 가장 불안한 점이 있다면 국내 선발진이었다. 당초 3~5선발로 구상했던 선수들이 모두 부진했다. 이민호, 김윤식 등 지난해 잘했던 투수들은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경쟁 구도에서 탈락했다.
불펜으로 시작했던 임찬규가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고, 역시 불펜 투수였던 이정용이 선발로 전환하면서 어렵사리 4선발까지는 진용을 갖췄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때 LG가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7월 유망주 이주형과 김동규 등 2명과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면서 선발 자원 최원태를 전격 영입했다. 그가 바로 우승 청부사,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정비를 마치고 후반기에 돌아온 김윤식까지 가세하면서 선발 안정화가 되는 듯 했다.
사실 최원태는 LG 유니폼을 입고 좋지는 않았다. 9경기 3승 3패 44⅓이닝 35실점(33자책) 평균자책점 6.70을 기록했다. 키움 시절 17경기 6승 4패 102⅓이닝 평균자책점 3.25 WHIP 1.16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최원태는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낙점받았다.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원태는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경험이 있다. 키움 소속으로 2019년 1경기(2이닝 3실점), 지난해 4경기 3⅔이닝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구위를 회복됐다는 내부적인 판단 결과였다.
부상 이슈로 팀을 떠난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의 공백도 지워야 하는 최원태였다. 부담이 컸던 것일까. 최원태는 좀처럼 제구력을 찾지 못했다. 결국 1OUT만 잡고 내렸다. 이후 올라온 7명의 불펜 투수들이 8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일단 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으나 찜찜함이 남았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최원태의 부진이었다. LG가 남은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용에 변화를 가져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염경엽 LG 감독은 "최원태가 5이닝 이상은 던져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아 초반에 교체했다. 최원태가 일찍 내려갔기 때문에 4차전에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최원태를 아예 빼고 갈지도 고민을 해 봐야겠다. 최원태가 안 나간다면 이정용이 선발로 나올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원태의 투구수는 20개였다.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틀 쉬고 4차전에 다시 등판하는 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4차전 선발은 김윤식으로 예정돼 있다. 최원태보다는 한국시리즈 경험이 적기 때문에 다시 최원태를 내세울 수도 있다. 아니면 김윤식을 예정대로 내보내고 뒤에 최원태를 붙여 일종의 1+1 전략을 쓸 수도 있다.
또 다른 경우의 수는 이정용이 선발로 나서는 방법도 있다. 이정용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불펜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뒤에 남겨놨다. 하지만 이정용이 선발로 들어가게 되면 최원태 카드는 사라진다. 트레이드로 어렵게 데려왔는데 최원태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LG로서는 너무 아쉽다.
여러모로 염경엽 감독의 머릿 속은 복잡해지게 됐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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