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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바르셀로나의 미래, 스페인의 미래가 쓰러졌다.
가비. 19세 천재 미드필더. 바르셀로나 유스를 거쳐 2021년 1군으로 올라서자마자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다. 어린 나이에 스페인 A대표팀에도 발탁되며, 벌써 A매치 27경기나 뛰었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이 가비에게 미래를 맡기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그만큼 역대급 재능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그가 큰 부상을 당했다. 지난 20일 조지아와 유로 2024 예선에서 무릎 부상으로 조기 교체됐다. 하루 뒤 바르셀로나는 "가비는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 수술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시즌 아웃이다. 빨라야 9개월 후에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은 충격에 빠졌다. 혹여나 어린 선수의 성장세가 큰 부상으로 인해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선수는 누구나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떻게 부상에서 돌아오느냐다. 부상에서 돌아온 후 더욱 멋진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있고, 반면 부상 복귀 후 추락하는 선수도 있다.
가비의 부상 소식에 자신의 경험을 담은 조언을 던진 이가 있다. 그의 조언이라면 가슴으로 받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전설이자 스페인의 레전드,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가장 위대한 주장 중 하나로 꼽히는 카를레스 푸욜이다.
부상을 당한 후 갈라진 두 가지 부류의 선수들. 무슨 차이일까. 저마다 상황은 달라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푸욜은 반드시 지켜야 할 '한 가지'를 가비에게 조언했다.
부상을 당한 모든 선수들이 그럴 것이다. 빨리 부상을 털고 돌아와 경기에 뛰려고 한다. 하지만 푸욜은 이런 의지와 마음을 접으라고 당부했다.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선수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빨리 돌아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천천히 완벽한 회복을 하는 것이다.
푸욜은 먼저 가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나도 큰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 첫 번째는 가비에게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승리를 이끄는 가비를 알고 있다. 가비는 수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할 것이다. 가비는 매우 건강한 모습으로 잘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비는 아직 젊고, 그 나이에는 훨씬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다."
진짜 가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뒤에 했다. 바르셀로나 선배로서, 스페인 대표팀 선배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가비가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했다.
"내가 부상을 당했을 때, 나는 인내심이 없었다. 나는 최대한 빨리 복귀해서 경기에 뛰고 싶어 했다. 이런 의지와 행동은 나에게 독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복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인내심이다. 가비는 인내심을 가져라. 침착해라. 너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수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서두르지 마라. 특히 수술 후 첫 몇 달 동안은 절대 서두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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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 카를레스 푸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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